
[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광주FC의 외국인 수비수 브루노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광주에 합류한 수비수 브루노는 2024시즌 K리그1 4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 컨디션 난조도 이유였지만 이정효 감독이 요구하는 스타일을 따라가지 못한 것도 이유였다. 경기장에서 너무 보이지 않아 팬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의미의 ‘전설의 선수’가 되기도 했다.
올해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브루노는 벌써 5경기에 출전했다.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10라운드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해 2-1 승리를 이끌었다. 안정적인 수비와 과감한 패스를 통해 후방에서 제 몫을 했다.
이 감독은 브루노에 관해 “뛸 수 있는 선수로 만들기 위해 정말 애썼다. 브루노도 잘 따라오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브루노는 “적응의 문제인 것 같다. 지난해에도 훈련에 열심히 참여했지만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그래도 상황을 받아들였다. 내가 부족했다. 더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라면서 “올해에는 감독님이나 선수들과의 관계도 좋아졌도 적응도 마친 것 같다. 한국 생활에도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경기에 출전하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즐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자신감은 확실히 생겼다. 대구전에서도 수비 진영에서 상대 위험 지역까지 올라가 공격을 전개하는 플레이까지 나왔다. 브루로는 “지난해와 달리 계속 경기에 나서다 보니 아무래도 자신감이 붙는다. 감독님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밝혔다.

이 감독은 현재 한국 축구에서 가장 주목하는 화제의 인물이다. 외국인 선수인 브루노의 시각에서도 그는 독특한 존재다.
브루노는 “개인적으로 감독님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스타일은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만나본 적이 없다”라며 웃은 뒤 “먼저 공부하고 집중하고 그 부분을 선수에게 요구해 발전시킨다. 감독이 발전하기 때문에 선수, 팀도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많은 플레이를 요구하는 감독은 처음 본다. 다소 감정적이고 열정적인 부분도 나는 좋아한다”라고 이 감독에 관해 얘기했다.
광주는 이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클럽 알 힐랄이다. 유럽 빅리그에서 뛰던 공격수들을 브루노가 막아야 한다.
브루노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남은 몇 경기를 통해 더 강해져야 한다. K리그1을 병행하기 때문에 일단 다음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라면서도 “너무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다.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상대가 워낙 강해 어렵겠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