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루저 패밀리가 여동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나 ‘나의 아저씨’처럼 우리 사회 변두리에 있는 아웃사이더가 서로를 돌봐주는 그런 감정을 ‘썬더볼츠’에서도 느낄 겁니다.”(해리 윤)

지난달 30일 개봉한 마블 시리즈 영화 ‘썬더볼츠*’에 한국계 미국인 2명이 참여했다. 바로 해리 윤 편집감독과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감독이다. 해리 윤은 스포츠서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썬더볼츠는 마블 영화 중 아웃 사이드 히어로 물이다. 이들이 힘을 합치는 걸 보면 진심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라며 “관객들이 ‘맞아, 나도 저래’하고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썬더볼츠’ 편집을 맡은 해리 윤은 할리우드에서 이름난 편집감독이다. 에미상을 휩쓴 스티븐 연, 앨리 웡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비롯해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에도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해리 윤은 “기존 마블식의 선악 구도의 대결보다는 이들을 움직이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전달해 관객이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흥미롭고 유니크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썬더볼츠’는 도덕과 용기로 무장한 히어로물과 결이 다른 ‘안티 히어로’ 물이다. 디자인 책임자인 그레이스 윤은 “제이크 슈라이어 감독과 첫 단계부터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 시각특수효과(VFX) 팀과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비전을 갖고 통합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슈퍼 히어로가 주제가 아니므로 캐릭터의 감정, 이들의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체크하면서 색상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스 윤은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미술학을 전공한 뒤 영화계에 입문했다.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바닷가의 쥐들’을 ‘패스트 라이브즈’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등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일한다고 답했다.

해리 윤은 “참을성이 많고, 성실하게 임하는 게 한국인의 특징이다.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고 웃어 보였다. 그레이스 윤 역시 “(미국) 영화 산업에 한국인이 많지는 않지만, 끝까지 노력하는 건 한국인의 확고한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썬더볼츠’는 평범한 인간의 성장기를 다뤘다. 특히 어두웠던 과거를 극복하거나 정면으로 마주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 그레이스 윤은 “이 영화는 다른 사람과 유대가 멋지다는 걸 알려준다.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캐릭터와 재미난 액션 모두 충분히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블 영화다운 액션 쾌감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해리 윤은 “현실감 넘치는 액션 신을 많이 볼 거다. 차가 뒤집어지거나 다이빙 장면에서 쾌감을 느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세부적인 컬러, 믹싱 등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말 세밀하게 다듬었다. 왜 마블 영화 퀄리티가 좋은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