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리다’의 ‘레플레하’ 역

주요 ‘탭댄스’ 대신 ‘프리 댄스’로 새로운 방향 제시

털털한 동료들 덕분에 자신감↑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댄서 아이키(강혜인·36)가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 지금까지 춤으로 승부를 봐왔던 그가 이젠 연기와 노래를 결합한 무대를 완성해야 한다. 드라마·영화와 달리, NG 없이 110분을 책임져야 한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아이키는 그만의 장점과 특기를 살려 새로운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것을 자신했다.

아이키는 26일 서울 대학로 NOL유니플렉스에서 열린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에서 자신을 “신인 배우”라고 소개하며 작품에서 보여줄 그만의 특별한 무대를 소개했다.

‘프리다’는 멕시코의 화가이자 혁명가인 프리다 칼로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아이키는 ‘프리다’에서 ‘더 라스트 쇼’의 진행자로, 또 ‘프리다’의 연인이자 분신이었던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레플레하’로 무대를 펼친다.

작품은 보통의 뮤지컬에 콘서트 형식을 접목한 ‘쇼뮤지컬’로 불린다. ‘쇼‘적인 요소가 포함돼있어, 어쩌면 춤에 특화된 아이키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리다’는 ‘쇼’가 아닌 엄연 ‘뮤지컬’이다.

자신의 뮤지컬 데뷔작 ‘프리다’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대해 부담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아이키는 “두려움이 없을 수 없었던 건 아니다. 작품이 정말 멋진 이야기라는 것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뮤지컬 첫 도전이라면 ‘프리다’를 하고 싶어, 합류를 결정해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춤에만 몰두? ‘레플레하’에 스며들기 위한 노력

춤으로 글로벌 스타급 인기를 얻고 있지만, 뮤지컬은 그가 지금까지 해온 분야와 전혀 다르다. 물론 춤이 결합된 장르라고 반박할 수 있지만, 춤을 보여주기 위해 뮤지컬 무대에 오르려면 주연 배우가 아닌 춤으로 인물의 감정을 대변하는 앙상블에 맞다.

또 ‘프리다’가 쇼뮤지컬이라고도 불리지만, 춤보다 노래와 연기에 더 집중되기 때문에 뮤지컬 배우 중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여배우들이 출연해왔다.

이번 캐스트만 보더라도 ‘프리다’ 역 김소향·김지우·김히어라·정유지, ‘레플레하’ 전수미·장은아, ‘데스티노’ 이아름솔·이지연·박선영, ‘메모리아’ 역 박시인·허윤슬·유연정이 출연한다. ‘프리다’ 배우들은 모두 경력 20년차 이상인 ‘베테랑’들이다. 아이키와 함께 ‘레플레하’ 배우들 역시 대표 작품 경험이 풍부하다.

뮤지컬을 즐기면서도 냉정하게 평가하는 관객들도 만족시켜야 한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든든한 동료들이 있었기에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아이키는 “연습하면서 추정화 연출님이 ‘연기를 잘하려면 몸을 잘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줬다. 모든 연출·제작진·배우들이 나를 많이 이해해주고, 또 몸 잘 쓰는 사랑으로서 좋은 평을 많이 해줘서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프리다’의 주요 장면·넘버 ‘허밍버드(Humming Bird)’가 아이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놓칠 리 없다. 그는 무대 위에서 신명 나는 탭댄스를 추는 전수미·장은아와 완전히 다른 그만의 프리댄스를 선보여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아이키는 “댄서이다 보니, 관객들과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춤에만 몰두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선배이신 (김)소향 언니와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를 통해 좋은 보컬 레슨을 받았다. 기본 발성부터 ‘프리다’ 넘버들을 소화하는 데 해야 할 기능까지 디테일하게 트레이닝 받았다”고 연습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좋은 선배들과 연습하는 매일, 하루에 하나씩 가르침을 받았다. 너무도 자연스러웠다”라며 “나도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빠지지 않도록 매일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 센 이미지 No! 또 다른 ‘파이터’ 예고

현재 미국 NBC ‘World Of Dance’ 시즌 3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 중이다. 서바이벌을 병행하면서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뮤지컬 무대까지 흡수해야 하는 상황. 아이키는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모든 연습에 매진했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외부의 걱정을 달랬다.

그는 “처음 모인 리딩 연습 때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고 놀랐다. 댄서로서 돌아보면, 체계적인 부분이 있지만 스스로 창작, 표현, 디렉팅까지 멀티로 해야 할 때가 있어 두서없이 진행될 때가 많았다. 아쉬울 때도 있었는데, 뮤지컬은 연출·제작진의 체계적인 준비와 연습 시간까지 세세하게 정해줘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프리다’만의 폭발적인 ‘여성파워’에 대해서는 “세 보이는 멋진 언니·동생들이다. 첫 만남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은 여자와 지내다 보니 또 다른 ‘파이터’가 될 수 있었다. 다들 털털하고 편한 옆집 언니·동생들이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불꽃처럼 화려하고 열정적인 ‘프리다’는 9월7일 NOL유니플렉스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