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후라’ 유산 잇는 목소리…신영균 손녀, 세계로 날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294편 출연, 500억 기부로 한국 영화사를 써 내려간 전설의 배우 신영균. 그의 문화적 DNA가 이제 손녀 이재(EJAE·김은재)를 통해 세계로 뻗고 있다.
이재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의 노래 목소리를 맡아 글로벌 데뷔를 알렸다.
극 중 메인 보컬 루미의 목소리를 책임진 이재는 과거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레드벨벳 ‘Psycho’, 에스파 ‘Drama’ 등 수많은 K팝 히트곡에 작곡가로 참여해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에게 있어 첫 본격 글로벌 가수 데뷔 무대이자, 세계가 그의 목소리에 주목한 전환점이 됐다.

이재는 단순한 실력파 신예가 아니다. 그의 외조부는 바로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전설 신영균이다.
신영균은 1960~70년대를 풍미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연산군’, ‘빨간 마후라’ 등의 주연 배우로 총 294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500억 원대 자산을 문화예술계에 환원하며 예술인 후배들을 위한 길을 터준 인물이다.
이재와 신영균의 관계는 지난 2011년 KBS2 ‘여유만만’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신영균은 “열심히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손녀의 꿈을 응원했고, 이재는 “백 점 만점에 백 점짜리 할아버지”라며 애틋한 가족애를 전하기도 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국민배우의 유산은 손녀의 목소리를 통해 K-애니메이션과 글로벌 음악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의 피를 이어받은 이재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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