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 스킨 제작진 제작 과정 인터뷰
파이크·나르·바이·바루스·요네 등 선수별 스킨 제작 뒷이야기
결승전 MVP ‘페이커’ 이상혁, 프레스티지 스킨 사일러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T1의 ‘2024 LoL 월드챔피언십(월즈)’ 우승은 이제 게임 속 스킨으로 영원히 기억된다. 라이엇 게임즈가 최근 공개한 ‘2024 T1 우승 스킨’은 단순한 기념 아이템이 아니라, ‘작품’이었다.
결승전 MVP ‘페이커’ 이상혁은 두 개의 챔피언을 스킨으로 남기게 됐다. 결승전에서 활약한 요네와, MVP에게만 주어지는 프레스티지 스킨으로 사일러스를 선택했다. 페이커는 “어두운 색감과 무거운 여정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수들의 요청도 디테일로 살아났다. ‘케리아’ 류민석은 파이크를 선택하며 “세련되고 위협적인 암살자”라는 콘셉트를 주문했다. ‘오너’ 문현준은 바이에 자신이 늘 착용하는 목걸이와 호랑이 심볼을 디자인에 녹여달라 요청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의 바루스는 밝은 색감과 유럽풍 조각상에서 영감을 얻은 화려한 투사체, 그리고 본인의 헤어스타일까지 반영했다. ‘제우스’ 최우제는 나르를 선택하며 “안경을 착용한 나르와 함께 번개 효과를 넣어달라”고 주문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사라 카모디 크리에이티브 디렉션과 토마스 랜드비 아트 디렉션이 직접 전한 제작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 “급한 것보다 완성도에 집중”

2024 T1 우승 스킨 공개 일정이 예년보다 늦어졌다. 사라 카모디는 단호했다. “빠른 출시 대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특히 케리아의 귀환 모션 아이디어는 일반적인 범위를 넘어섰지만 반드시 구현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2023 월즈 우승 스킨이 T1의 ‘유산(Legacy)’과 한국의 신화를 밝고 영웅적으로 풀어냈다면, 올해는 정반대다.

랜드비는 “블랙과 실버로 무겁고 세련된 톤을 선택했다”며 “T1의 서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페이커’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맏형 역할을 해줬다”라며 “‘구마유시’는 런던의 예술 요소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해 스킨의 비전을 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어려웠던 스킨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카모디는 “결승전 MVP 프레스티지 사일러스”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방식의 단독 스킨이었기 때문에 독창적으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 “우승 스킨은 기록이 아니라 여정의 증명”

카모디와 랜드비는 T1 우승 스킨을 ‘선수들의 감정과 서사를 전 세계 팬들과 공유하는 매개체’로 정의했다.
런던 결승전의 무대와 상징성을 담아냈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Heavy is the Crown)’라는 슬로건처럼, ‘MAKE THEM BELIEVE(그들을 믿게 만들어라)’라는 테마곡과 함께 팬들의 가슴을 울릴 메시지가 스킨 곳곳에 새겨졌다.

랜드비는 “우승 스킨은 모든 감정을 담아내는 기회다. 한국 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T1과 함께라서 즐겁고, 한국 팬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카모디 역시 “한국 팬들의 열정은 개발진에 큰 힘이 됐다. 이번 T1 스킨은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작업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