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정부와 손잡다…대통령 직속 K팝 전략 총괄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총괄책임자 겸 대표 프로듀서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초대 공동위원장에 임명됐다. 가요계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K팝 해외 진출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진영이 정부와 함께 K팝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게 됐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K팝을 비롯한 음악, 드라마, 영화, 게임 등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민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신설됐다. 박진영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공동위원장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K팝 위상을 높이는 정책을 설계하게 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발탁 배경에 대해 “K팝의 미국 진출을 가장 먼저 시도한 인물”이라며 “지금 세계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화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박진영은 2000년대 초반 북미시장에서 K팝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를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올리며 한국 대중음악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2003년 미국 음반사들을 찾아다니며 홍보자료를 직접 배포했고, 2009년 원더걸스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진입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이후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등 JYP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차트에서 연이어 성과를 거두며 그의 도전은 K팝의 성장 동력으로 이어졌다.
박진영은 SNS를 통해 “현장에서 일하면서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잘 정리해 실효적인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후배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K팝이 너무나도 특별한 기회를 맞이했고, 이 기회를 꼭 잘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결심했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박진영의 임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현장 경험의 융합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 개척은 민간 기업의 역량에 의존해왔으나, 이제는 정부가 제도적 틀을 제공하고 민간이 전략을 집행하는 체계가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저작권, 비자 문제,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 등 복합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진영이 민관의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K팝을 단순한 음악 산업을 넘어 세계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문화의 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K팝의 성장세가 새 전환점을 맞이하는 가운데, 이번 인사가 단순한 상징적 행보를 넘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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