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대장금’의 최금영으로 기억되는 배우 홍리나가 20년 가까이 연예계 공백상태다. 그런 그가 지난해 목소리로 근황을 전한 바 있다.

홍리나는 지난해 3월 방송된 TV조선 ‘송승환의 초대’에서 채시라와의 인연으로 깜짝 전화 연결에 응했다. 화면 대신 목소리로 등장했지만, 채시라는 첫마디만 듣고 곧장 “리나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MBC 드라마 ‘아들의 여자’(1994)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홍리나는 미국 생활에 대해 “한 18~19년 정도 있었던 것 같다”며 결혼과 함께 현지에 정착해 아이 양육에 전념해 온 시간을 털어놨다. 이어 “연기를 안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아이를 미국에서 키우다 보니 세월이 훌쩍 흘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람 일은 모른다. 나중에 채시라 남편을 뺏는 악역을 맡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연기 복귀 가능성에 여지도 남겼다.

1987년 드라마 ‘푸른 교실’로 데뷔한 홍리나는 ‘조광조’ ‘제국의 아침’ 같은 사극에서 절제된 카리스마를, ‘똑바로 살아라’ 같은 시트콤에서는 생활 연기를 소화하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2003년 국민 드라마 ‘대장금’에서 냉정하고 기품 있는 최금영 역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얻었다.

왕성한 활동 중이던 1997년 드라마 ‘산’ 촬영 도중 북한산 인수봉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지만, 1년여의 재활 끝에 다시 무대에 서며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하는 재미교포와 결혼하며 미국에 정착했고, 연기 활동은 멈췄다.

결혼 후에도 그의 소식은 종종 전해졌다. 한 차례 한국을 찾아 딸의 돌잔치를 서울에서 열며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