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8년 연속 가을 탈락
00년대 7년 연속→20년대 ‘역대급 암흑기’
외인 교체가 가장 큰 패착
김태형 감독 “내년까지 믿어달라”
마무리 캠프 등 훈련 통해 선수 성장 시급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내년까지 한 번만 더 믿어주십쇼.”
지난 26일 사직 홈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김태형(57) 감독이 팬에게 남긴 말이다. 결과는 올시즌도 가을 탈락이다. 전반기만 해도 웃었다. 후반기 급격한 ‘추락’ 끝에 결국 8년 연속 가을야구를 놓쳤다. 2000년대 7년 연속 가을 탈락 수모를 겪었다. 이를 넘어섰다. ‘역대급 암흑기’에 빠진 롯데다.
롯데는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2-7로 졌다.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진출 무산이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직행 이후 무려 8년째 가을 무대와 인연이 없다. 2000년대 초반 ‘8-8-8-8-5-7-7위’를 기록했다. 롯데 암흑기로 불린다. 최근 8년 성적은 이를 넘어섰다. ‘7-10-7-8-8-7-7-7’이다.

가장 큰 패착은 외국인 교체다.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로 안정적이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했다. 빅리그 38승의 빈스 벨라스케스를 영입했다. “승부수를 띄운다”는 명분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벨라스케스는 10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9.93으로 부진하다. 선발에서 버티지 못하자 불펜으로 돌렸지만 거기서도 평균자책점 21.60을 기록했다. 사실상 시즌 최대 악수다.
주장 전준우의 부상 이탈도 뼈아팠다. 전준우가 빠지자 팀은 12연패 늪에 빠지며 순위가 무너졌다. ‘윤고나황손(윤동희·고승민·나승엽·황성빈·손호영)’으로 불린 젊은 타자는 지난해와 달리 성적 부진이 극심했다. 전준우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그 누구도 채워내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최종 홈경기 후 팬에게 “매우 아쉬운 시즌이 됐다. 선수들도 막판까지 힘을 냈는데, 부족했다. 내년까지는 믿어달라. 운동장에서 쓰러지더라도 결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부임 당시 내세운 “3년 안에”라는 청사진도 이제 마지막 해만 남았다. 내년 성적에 따라 김 감독의 거취와 롯데의 미래가 동시에 판가름 난다.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올겨울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그리고 대형 FA 시장에서 롯데가 눈여겨볼 만한 자원도 많다. 특히 캠프 훈련을 통해 올시즌 부족했던 점을 중점으로 채워내는 것이 우선이다. 선수 성장을 이뤄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올해도 가을 부산 갈매기의 노래는 사라졌다. 아쉬운 결과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뒤’가 아닌 ‘앞’을 봐야 한다. 롯데가 내년에는 이 ‘암흑기’를 끊어낼 수 있을까. 이제는 정말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duswns0628@sports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