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야구’ 임상우, 대학 AVG 0.403

드래프트 재수생의 당당한 프로 입단기

“롤모델은 김상수, 1군 꿀팁 조언 듣고파”

간절함 두배 “KT에 꼭 필요한 선수 될 것”

[스포츠서울 | 수원=이소영 기자] “누구보다 간절하게 뛸 수 있어요!”

한 차례 탈락의 쓴맛을 맛봤기에 기쁨 두배, 간절함 역시 두배였다. 먼 길을 돌아온 KT 임상우(22·단국대)가 당당히 프로의 벽을 넘었다. 이제 마법사 군단의 일원으로 날개를 펼칠 일만 남았다.

2026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6순위로 KT에 입단한 임상우는 올시즌 대학리그 22경기에서 타율 0.403, 29안타 1홈런 15타점 30득점 1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108의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삼진은 8개에 불과했고, 볼넷은 24개를 골랐다.

무엇보다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임상우는 인기 야구 예능 ‘불꽃야구’ 출신인 데다, 과거 경기고 시절 드래프에서 낙방한 이력을 지닌 재수생이다. 아직 프로 데뷔 전이지만, 대중들에게 익숙한 얼굴인 만큼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어엿한 KT 선수로서 수원 구장을 처음 방문한 지난 23일 취재진과 만난 임상우는 “팬분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언젠가 이 구장에서 내가 직접 뛰는 모습을 상상했다”며 “아무래도 앞으로 오래 있을 팀이자 구장이기에 설레는 마음이 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임상우는 정확도와 눈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불꽃야구에서 보낸 시간이 자양분이 됐을 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본 덕분이다. 임상우 역시 자신의 장점으로 콘택트와 수비를 꼽으며 “파워를 비롯해 수비와 송구 정확도를 더 높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불꽃야구 선배들과 일화도 공개했다. “(지명 직후) 정근우, 김재호 선배님은 따로 통화했다”며 “다른 선배들께서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특히 정근우 선배님께서는 ‘내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거다. 오늘(지명 당일)은 좋아하고, 앞으로 시작이니 준비 잘해라’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두산 레전드이자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조언은 평생 가지고 갈 자산이 됐다. 임상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재호 선배님께서도 옆에서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덕분에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에서 맞붙고 싶은 선수로는 두산 이병헌을 꼽았다. “중학교 동료”라고 운을 뗀 그는 “과거 한 차례 맞붙었을 당시에 외야 뜬공을 쳤다. 이후 한 번도 대결해 본 적이 없어서 다시 한번 겨뤄보고 싶다. 왼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많이 구사하는 스타일이라 충분히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롤모델은 김상수라는 임상우는 “프로에서 오랫동안 1군에 있을 수 있던 꿀팁 등을 듣고 싶다”고 팬심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올해 지명된 선수 가운데 유일한 4년제 대학 졸업생인 만큼 누구보다 간절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KT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