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갈림길서 풀린 임성근 휴대폰… 특검 “면하려는 꼼수 의심”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채상병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년 가까이 “잊어버렸다”고 해온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특검에 제출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일 입장문에서 “오늘 새벽 휴대폰 비밀번호를 발견했기에 그 비밀번호를 오늘 오후 특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찾아내기 위해 셀수 없이 많은 시도를 거듭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오늘(20일) 새벽 2시 30분경 기적적으로 그 비밀번호를 확인했다”며 “포렌식이 이뤄지고 나면 그간 일부 언론들이나 수사기관이 억측했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오늘은 제가 신앙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가호를 느끼게 된 날”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구속을 면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뒤늦게 제공했다는 판단이다. 특검은 21일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와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 내성천 일대 수몰 실종자 수색 당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 없이 수중 수색을 지시해 해병대원 1명이 숨지고 다수가 다친 혐의, 작전통제권이 없음에도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다.

정치권 공세도 이어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년 동안 핸드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티던 임 전 사단장이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로 그날 기적처럼 생각났다고 한다”며 “당신 같은 사람을 시정잡배와 같다고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밀번호가 기억난 건 ‘하느님의 사랑 덕분이다’라고 한다. 해병대도 군인도 자격이 없다. 국민을 조롱한 것”이라며 “특검이 영장을 청구하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진실을 밝히려는 게 아니라 자신을 구하려는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장실질심사는 23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