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30주년을 맞이한 삼성화재배의 주인공은 중국의 랴오위안허 9단이다. 커리어 첫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품었다.

랴오위안허는 17일 제주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딩하오(중국) 9단과 겨뤄 242수 만에 백 불계승, 종합 전적 2-0으로 우승했다.

결승전답게 대국 내용은 시종일관 팽팽했다. 흑을 잡은 딩하오가 초반 앞섰으나 랴오위안허가 금세 추격해 종반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200수 넘도록 향방을 알 수 없었는데 딩하오가 미세한 끝내기 실수를 범하며 조금씩 랴오위안허에게 기울었다. 결국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기를 잡았다.

2014년 프로기사가 된 그는 11년 만에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영예를 안았다. 중국랭킹 13위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랴오위안허는 16강에서 한국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신진서 9단을 꺾었다. 8강에서는 푸젠헝 7단을 제압했고, 4강에서는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마저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마침내 중국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 3연패를 노린 딩하오까지 제압하며 정상에 섰다.

랴오위안허는 국후 인터뷰에서 “2국이 끝나고 머리가 멍했다.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해 진심으로 기쁘다”며 “30주년을 맞이한 기념비적인 삼성화재배에서 좋은 결과를 내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이 멋진 대회가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계속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엔 후원사 삼성화재 백송호 부사장과 정영호 상무,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백 부사장은 우승을 차지한 랴오위안허에게 상금 3억 원과 트로피를, 준우승한 딩하오 9단에게 상금 1억 원과 트로피를 전달했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제한시간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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