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9회말 슈퍼캐치’에 SF도 환호

‘중견수→우익수 전환’ 현재까지 순항

美 “정규시즌 기대…결국 적응해낼 것”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우익수 전환 문제없음!’

침몰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9회말 ‘캡틴’ 이정후(28)의 슈퍼캐치. 이 장면에 환호한 건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도 “정규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지만, 포지션 변경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벼랑 끝에 몰린 9일 호주전에서 ‘5점 차 이상 승리’와 ‘2실점 이하’라는 극악의 경우의 수를 뚫고 8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장장 17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결선 라운드 진출이다.

1실점 혹은 1득점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던 9회말 1사 1루 위기 상황. 이정후는 릭슨 윈그로브의 안타성 타구를 백핸드로 몸을 날리며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자칫하면 짐을 싸야 하는 순간 결정적인 호수비로 대표팀의 7-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경기 막판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는데,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미국 현지 매체 ‘어라운드 포그혼’은 10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우익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지난시즌 주전 중견수로 뛰던 이정후는 외야 수비에 애를 먹었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해리슨 베이더에게 자리를 내줬고, 올시즌부터 우익수로 나선다. 매체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의 외야 수비는 형편없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홈구장 오라클 파크는 외야가 넓은 편이다. 그만큼 수비 부담도 크다. 어라운드 포그혼은 “이정후의 우익수 전환은 팀을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이미 스프링 트레이닝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실제 그는 캑터스리그 초반 파울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잡은 뒤 3루 주자의 태그업을 저지하기 위해 홈으로 강한 송구를 던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에 자존심이 상할 법했지만, 이정후는 담담히 받아들였다. 매체는 “그 역시 오라클 파크의 우익수 수비가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의 전 외야수 출신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에게 조언을 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WBC 호수비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거라 장담할 순 없다. 도쿄돔이나 스코츠데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은 고무적이나, 본 시험대는 샌프란시스코다. 어라운드 포그혼은 “바람의 영향이 큰 밤 경기가 관건”이라며 “펜스나 벽 등 여러 변수를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정후는 발이 빠를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야구 센스가 좋다”며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도 13타수 4안타를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우익수 적응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결국 적응해낼 것으로 본다”며 합격점을 줬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