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마산=장강훈 기자] “6, 7이닝은 기본으로 던지는, 보기 편안한 투수가 되고 싶다.”
꿈에 그리던 개막전 선발. 1045일 만에 5회를 채우고 첫승도 따냈다. NC 구창모가 힘찬 재기의 날개를 펼쳤다. 단 한 번의 날개짓에 자신도 팀도 커다란 동력을 얻었다.
구창모는 2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6시즌 KBO리그 개막전에서 두산을 상대했다. 5회까지 타자 18명을 상대해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투구수는 87개였고, 최고구속은 시속 145㎞까지 측정됐다. 완벽하다고 자신할순 없지만 희망을 품을 만한 첫 단추다.

선발승은 2023년 5월11일 KT전(6.1이닝 1실점) 이후 3년 만이다. 정규시즌에서 선발등판해 5회를 채운 것도 같은해 5월17일 SSG전 이후 1045일 만이다. 여러모로 상징적인 지표를 시즌 개막전에서 찍은 셈이다.
늘 그렇듯 담담한 표정으로 경기를 돌아본 구창모는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 중에 유일한 국내 선수라는 자부심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쌓은 투구수를 고려해 5회까지는 던져야 내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약속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시즌 첫 등판부터 100개 이상 던지는 경우는 없다. 80개 언저리에서 5이닝가량 소화한 뒤 횟수를 거듭할수록 투구수와 이닝을 늘리는 게 정석이다. 구창모 역시 이런 루틴에 맞춰 이닝으로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그는 “개막전 선발투수라는 건 무척 영광스러운 자리다. 상상만했는데 실제로 개막전 선발로 나서 승리까지 따내서 기분좋다. 모처럼 만원 관중 앞이라 더 재미있게 투구했다. 걱정과 설렘이 교차했지만, (박)건우 형이 선제 홈런(3점)을 뽑아줘서 큰 힘이 됐다”며 웃었다.
모든 선발 투수는 첫 번째 아웃카운트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생애 첫 개막전 선발투수이니 긴장감은 더 클 수밖에 없을 터. 구창모는 “상대 리드오프가 초구를 건드려줘서 ‘아, 됐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빠르게 잡은 덕분에 긴장을 빨리 덜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산 타자들이 끈질기게 커트하는 등 경기 초반에 투구수가 좀 많았다. 구속보다는 효율적인 투구에 신경쓰면서 버텼다. 자신있던 몸쪽 속구 제구가 잘돼 구속보다는 힘 빼고 던지는 데 집중했다. 구속은 던지다보면 향상되겠지만, 효율성은 의식해야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투구를 강조한 건 쉰 기간이 길어서다. 재활 후 복귀 시점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를 반복했다. 그는 “부모님도 내가 등판하는 날에는 긴장을 많이 하신다. 팬도, 동료들도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그는 “선발투수라면 6~7이닝은 기본으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효율적인 투구가 중요한 것도 그래서다. 첫 등판에서 승리했으니, 시즌 끝까지 꾸준히 던지는 투수가 되기 위해 준비 잘 하겠다”고 밝혔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