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최형우 2600안타 ‘금자탑’

대기록 달성에도 담담한 모습

손아섭과 ‘최다 안타’ 경쟁…새로운 재미

“항상 최선을 다해 경기 임하겠다”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43·삼성)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담담했다. 그래서 더 위대했다.

최형우는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개인 통산 2600안타를 완성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다. 손아섭에 이어 단 두 명만 도달한 영역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경기 후 그는 “오랜 시간 야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기록이라 생각한다”며 “항상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흐름까지 바꿨다. 0-5로 끌려가던 7회, 그의 안타를 시작으로 삼성은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후 밀어내기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고, 9회에는 다시 타석에 들어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삼성은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해내는 힘’은 여전했다. 다만, 최근 타격감이 좋지는 않다. 최형우 역시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어 어떻게든 출루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볼넷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가 1안타 3볼넷 1사구다. 안타 하나보다 더 값진 ‘출루 야구’였다.

그러면서 “힘든 경기였지만 승리해서 만족스럽다. 남은 경기에도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응원해 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돌이켜보면 그의 야구 인생 자체가 꾸준함의 상징이다. 방출, 재입단, 그리고 신인왕. 삼성 왕조의 중심 타자로 우뚝 선 뒤 KIA로 이적해 우승을 이끌었고,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43세에도 중심 타선에 서 있다.

2008년 이후 18시즌 동안 단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100안타 이상을 쳤다. 평균 140안타가 넘는 생산력으로 쌓아 올린 숫자가 바로 2600안타다. 이제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최다 안타’다. 손아섭이 보유한 기록과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기록 앞에서도 담담한 이유는, 그의 야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600안타는 끝이 아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