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렉서스 ‘NX300h’는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고려하면 다소 파격적인 모델이다. ‘NX300h’는 렉서스가 최초로 선보이는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이다. 뛰어난 승차감과 정숙성 등으로 대표되는 렉서스의 이미지와 실용성 등을 앞세운 콤팩트 SUV라는 차급은 ‘물과 기름’처럼 어색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렉서스는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새로운 도전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렉서스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렉서스가 ‘NX300h’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은 무엇일까. 렉서스에 대한 기대감과 SUV에 대한 기대감은 충돌하지는 않을까. 쏟아지는 궁금증을 안고 ‘NX300h’ 운전석에 앉았다.

사본 -LEXUS NX300h (11)
렉서스 ‘NX300h’ 제공 | 한국토요타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NX300h’는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라는 설명을 달고 출시됐지만 실제로 보면 묵직하게 다가온다. 언뜻 보기에도 중형 SUV와 견줘도 될만큼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전면과 측면, 후면부 모두 볼륨감을 풍부하게 살린 덕분이다. 실내 역시 콤팩트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여유롭다. 성인 남성 4명이 타도 불편하지 않다.

주행 성능은 한마디로 남성적이다. 외관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주행 성능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조용하고 부드럽기만 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깬다. 비유하자면 묵묵하면서도 튼튼한 하체를 가진 사내가 떠오른다. 스티어링 휠을 잡을 때부터 묵직함이 느껴진다. 다소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안정감을 준다. 에코와 스포츠 모드 등을 갖춰 경제성과 운전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하체가 단단하게 받쳐주니 코너링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몸을 잡아주는 시트의 품질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경제성을 앞세운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도심에서만 타고 달리기에는 아깝다는 느낌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가죽 소재를 활용해 고급스럽게 마무리했다.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은 짜임새가 돋보인다. 특히 렉서스 최초로 적용된 첨단 터치패드식 차세대 리모트 콘트롤러와 케이블 연결 없이 휴대용 기기를 올려놓는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 등은 첨단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NX300h’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한글이 지원되지 않는 내비게이션은 크기와 성능에서도 특별함이 없다. 뒷좌석을 접지 않은 상태에서는 트렁크 용량도 렉서스의 설명만큼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연비 역시 10㎞/ℓ 수준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를 채우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NX300h’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SUV 본연의 성능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는 인상을 받는다. 여기에 각종 첨단 편의·안전 사양은 ‘NX300h’를 한결 세련되게 만들어준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