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승섭기자] 30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고증 논란에 휩싸이자 결국 제작진과 대본집 출판사가 동시에 공식 사과했다.

가상의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대체 역사물이지만 국가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의례 표현을 여과 없이 송출했다는 시청자들의 매서운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5일 방영된 11회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즉위식 장면이었다. 극 중 대한민국은 독립된 자주국의 지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즉위하는 국왕이 자주국의 상징인 12줄의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이나 황제의 신하를 뜻하는 9줄의 ‘구류면류관’을 착용한 채 등장했다.

여기에 즉위식에 참석한 신하들이 자주독립국의 예법인 “만세” 대신, 제후국에서나 쓰이던 “천세! 천세! 천천세!”를 외치는 오디오와 자막이 그대로 송출되면서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논란이 확산되자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은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왕의 즉위식에서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천세를 산호하는 장면이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시청자 여러분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고 과오를 인정하며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부분에 대해 신중하고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했으나 노력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향후 재방송, VOD, OTT 서비스 등에서 해당 부분의 오디오와 자막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드라마의 고증 오류는 5월 18일 출간을 앞둔 공식 대본집으로까지 번졌다.

대본집 출판을 맡은 오팬하우스 측 역시 16일 공식 SNS를 통해 즉각적인 수습에 나섰다.

출판사 측은 “드라마 제작진이 예고한 일부 의례 표현 수정과 관련해 긴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초판 제작 및 출고가 이미 완료된 상황이라 독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출판사는 초판 예약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정 내용을 반영한 디지털 수정 페이지(PDF)를 배포하고, 본문에 직접 붙일 수 있는 실물 수정 스티커 신청용 구글 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환불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구매처의 규정에 따라 환불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