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노시환이 리드오프라고? 볼넷만 세 갠데 안 바꿔?

한화는 지난 17일 KT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노시환 1번 타자’라는 파격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노시환이 앞선 두 경기에서 9타수 1안타로 침묵하기는 했지만 2군을 다녀온 뒤 5번 타자로 안착한 상황이라 뜻밖의 결정으로 여겨졌다.

최근 ‘타점 1위’ 강백호가 4번 타자로 중심을 잡고 ‘거포 포수’ 허인서가 공포의 6번으로 뜨며 탄생한 ‘페문강노허’(페라자·문현빈·강백호·노시환·허인서) 신(新)다이너마이트 타선에 환호하던 한화 팬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이 “편하게 치라”며 노시환을 톱타자에 배치했다는 말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보직을 입단 8년 차 중심 타자 노시환이 난생처음 떠맡아야 했다.

박용진 전 태평양·삼성·LG·한화 2군 감독은 김 감독의 말을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감독은 “노시환 1번 타자 배치는 야구의 기본 원리와 타순의 고유한 특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자, 선수의 체력과 멘털을 배려하지 못한 무리수”였다며 “최근 한화 타선은 상하위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승리 방정식’이었는데, 감독 스스로 이를 끊어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 야구에서 타순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회의 흐름’인데, 이를 ‘기분 전환용’으로 가볍게 여긴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노시환은 이날 안타 없이(3타수 무안타) 볼넷만 두 개 골랐다. 출루율 4할로 어느 정도 몫을 했지만, 김 감독이 그를 공격 첨병으로 계속 쓸지는 의문이다.

한화는 시즌 초반 신인 오재원 톱타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간 뒤 5월 들어 이진영 이원석 황영묵이 돌아가며 그 자리를 맡고 있으나 누구도 주인이 되지 못했다.

한화 투수 운용도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불펜진은 6-3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선발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을 코앞에서 날렸다.

윤산흠이 7회 제구가 흔들리며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줬다. 유준규 최원준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김민혁은 풀카운트 끝에 걸어 내보냈다. 한화 벤치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이 생중계 중 “바꿔줘야 한다”고 훈수를 뒀으나 머쓱해할 듯했다.

결국 윤산흠은 김현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조동욱으로 교체됐다.

한화는 올 시즌 의아한 불펜 투수 기용, 뒤늦은 투수 교체 등 이해하기 어려운 마운드 운용으로 놓친 경기가 한둘이 아니다.

이날 KT와의 3연전을 스윕했다면 한화는 승률 5할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의 시즌 운용에 물음표만 더 커진 주말 3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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