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스트라이크 존 계속 ‘화두’
이강철 감독 “고영표가 ABS 잘 이용해”
박진만 감독 “고영표 칭찬해야”
결국 돌고 돌아 결론은 ‘제구’다

[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 기자] “아빠, 왜 스트라이크야?”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뭔가 계속 시끌시끌하다. 결국 기계의 판정과 사람의 느낌이 달라서 그렇다. 논의 자체는 필요해 보인다. 대신 무조건적 부정은 곤란하다.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삼성과 KT가 붙는다. 전날 3연전 1차전 치렀다. KT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마쳤고, 삼성 선수들이 훈련에 나섰다. 이강철 감독은 취재진 브리핑 시간이다.
강민호가 1루 쪽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이 감독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어제 우리 아들이 ‘아빠, 포수가 서서 잡는데 왜 스트라이크야?’ 하고 물었습니다”고 했다. 전부 ‘빵’ 터졌다.

전날 2회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민호가 타석에 섰다. 투수는 고영표다. 카운트 0-2에서 포수 한승택이 일어섰다. 높은 코스를 요구했다. 헛스윙 유도를 노렸다.
고영표가 투심을 던졌다. 이게 ‘하이 패스트볼’이 되지는 않았다. 한승택이 어정쩡하게 앉으며 받았다. 스트라이크다. 강민호는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허무할 수밖에 없다. 타자 눈에는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높아 보이기도 했다. 묘한 구석도 있기는 했다. ABS 존 상단 끝도 아니고 공 하나 정도 안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잡혔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둥둥 떠다닐 만했다.


이 감독은 이 감독대로 설명을 내놨다. “어제는 우리가 운이 좋았다”며 웃은 후 “(고)영표가 투심을 던지니까, 타자가 느끼는 궤적과 다르게 포구 시점에서는 공 하나 정도 아래에 찍힌다. 헷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인지업도 그렇다. 꺾여 들어가면서 다 걸렸다. 계속 확인하고, 체크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 코스를 계속 던져야 한다. 고영표가 그 코스를 잘 이용한다. 결국 그쪽에 던지고 싶어도 못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나”고 덧붙였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비슷한 결이다. “타자들이 당황했을 수 있다. 대신 그 코스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대단한 거다. 고영표는 모서리에 계속 던지더라. 그것도 끝에 걸리게 던졌다. 그렇게 던지면 타자가 질 수밖에 없다. 고영표 제구를 칭찬해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또한 “KBO는 같다고 하지만, 구장마다 좀 다르기는 하다. 광주 다르고, 수원 다르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우리 투수들도 잘 이용해야 한다. KT 선수들은 아무래도 홈이니까 알고 하는 것 같다. 같은 높은 코스라도 김현수는 치더라. 홈구장 존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제구’ 얘기다. ABS 존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맞춰 던지라는 뜻이다. 고영표는 제구에서 리그 최고를 논하는 선수다. 베테랑답게 잘 이용한 셈이다. 던지고 싶어도 못 던지는 투수가 더 많다.
이 감독은 “ABS가 싫다는 게 아니”라고 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일조일석에 ABS이 바뀔 수 없다. 그러면 일단 적응부터 하는 게 먼저다. 투수로 한정하면 결론은 또 제구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