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오늘은 [백투더] 다섯 번째 시간으로,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조별 예선 2승 1무로 16강에 진출, 16강에서 이탈리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했다.
4강전 티켓을 놓고 스페인과 결전을 벌인 대한민국. 기적은 거기까지일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힘은 대단했고, 참으로 위대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주장 홍명보의 지휘 아래 결전의 의지를 다지는 선수들.
서울시청광장을 비롯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앞에는 수만 명의 붉은악마들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가 열렸던 광주 지역 시민들 역시 도청을 찾아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며 '대한민국'을 큰 소리로 외쳤다.
그렇게 8강전이 시작됐는데, 스페인은 기세가 오를 때로 오른 한국의 기를 꺾기 위해 시작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공격수였던 안정환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스페인의 공격을 막는데 주력했다.
호아킨 산체스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진철.
하지만 대한민국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스페인의 빈틈을 노리며 역습을 펼쳤고,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케 한 슈팅도 여러 차례 날렸다. 가이스카 멘디에타를 제치고 문전 돌파를 시도하는 이천수.
공중 볼을 내주지 않기 위해 몸을 내던진 유상철.
노련한 수비를 앞세워 스페인의 공격을 저지한 이을용.
주장답게 선수들을 진두지휘하며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낸 홍명보.
가이스카 멘디에타와 공중 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지성. 당시 그의 나이는 두려울 것이 없는 만 21세였다.
그는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스페인의 수비진을 뚫고 슈팅을 날린 박지성.
어느새 수비에 가담해 몸을 던지며 스페인의 공격을 저지한 박지성.
코뼈가 뿌러진 상황에서도 경기에 출전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은 김태영.
연장전까지 이어진 120분간의 혈투에서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 했고, 결국 승부차기를 통해 운명을 결정지어야 했다.
승부차기서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 이운재는 스페인의 4번째 키커로 나선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을 막아냈다.
그의 '해냈다'는 표정은 아직까지도 뇌리에 선명하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주장 홍명보. 그는 4강 진출을 확정 짓는 골을 성공시킨 뒤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극명하게 갈린 양 팀의 분위기. 대한민국은 승리의 기쁨을, 스페인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 앉았다.
4강 진출을 확정 짓는 순간,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세리머니' 역시 눈길을 끌었다.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고,
스페인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 패배에 다소 격양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느덧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서울시청을 가득 매웠던 붉은 악마들,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 그대로 쓰러질 만큼 혼신의 힘을 다했던 선수들, 모두의 가슴속에 아직도 그때의 감동이 생생할 듯싶다.
[백투더]는 국내외 스포츠&연예 스타들의 이야기를 스포츠서울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당시 순간을 되짚어보는 코너입니다.
김도형 인턴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