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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3년 이내에 재미있는 선수가 돼 있을걸?”
한화 김성근 감독이 신인 포수 한 명을 눈여겨 보고 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79순위로 입단한 박상언(19)이 주인공이다. 185㎝ 장신이지만 78㎏로 포수로는 왜소한 체구를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어깨도 좋고 근성도 있다. 주력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잘 성장하면 재미있는 포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성(41)을 포함해 차일목(35), 허도환(32) 등 주축 포수들이 모두 30대라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박상언은 오키 야스시 배터리 코치와 별도로 김정준 전력분석코치와의 일대일 훈련을 통해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김 코치는 kt 조범현 감독과 SK 박경완 배터리코치가 과거 쌍방울에서 배터리코치와 선수로 혹독한 훈련을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강훈련으로 박상언을 프로 세계에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수의 가장 기본이라는 캐칭부터 블로킹 훈련 등 인사이드 워크 전반에 걸쳐 일대일로 훈련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포수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도가 높지만 박상언은 쾌활하게 웃으며 일정을 모두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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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에서 한 블로킹 훈련의 강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김 코치가 마운드 앞에서 펑고를 치면 포구 자세에서 블로킹 자세로 전환해 포구해야 한다. 바운드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공에서 눈을 떼지 않고 다리부터 따라가야 잡을 수 있다. 블로킹은 포구보다 공을 막아 놓는다는 개념이 더 크기 때문에 몸 전체를 이용해 공을 몸 앞에 떨어 뜨려야 한다. 김 코치는 “네 몸이 미트라고 생각하라”며 노란 볼박스 속에 가득 차있던 약 200개여개의 공을 모두 때렸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쉴 새 없이 날아드는 타구를 온 몸으로 막아내던 박상언은 “왼쪽 골반이 아프다”면서도 자세를 풀지 않았다. 한 박스를 모두 받아내자 김 코치는 박상언에게 스트레칭을 시키더니 보조 그라운드를 한 바퀴 뛰라고 지시했다. 훈련이 끝났다는 생각에 해맑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아 오자마자 김 코치는 “다시 장비를 차라”고 말했다. 박상언은 “아이고 죽겠다”면서도 마스크를 뒤집어 쓴 뒤 다시 자세를 잡았다. 박상언이 힘든 훈련에 악이 받쳐 괴성을 지르면 김 코치도 덩달아 “되든 안되든 같이 한 번 해보자”며 함께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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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배팅이나 청백전 때에도 주로 마스크를 쓰는데 김응국 코치는 “강민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롯데에 처음 입단했을 때보다 훨씬 좋다. 호리호리해 보여도 타격할 때 펀치도 있다. 몸집을 불리고 프로무대에 적응하면 좋은 포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대학진학 얘기가 있어 드래프트에서는 후순위에 지명됐지만 스프링캠프에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상언이 베테랑 포수 군단을 비집고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