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년 중 가장 노트북 판매량이 많은 달은 2~3월이다. 대학생들이 노트북을 대거 구매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이 시기가 되면 주요 PC 제조사들은 일명 ‘아카데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노트북 판매 이벤트들을 진행한다. 그래서 일반 노트북 구매자들도 이 시기에 구입해야 평소보다 혜택이라든지, 사은품을 하나라도 더 받을 수 있다.

기자 역시 노트북을 구매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던 참이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제공하는 노트북의 사양이 최신의 것과 한참 떨어져 있기에 집에서 쓸 요량으로 노트북을 알아봤다. 대략적인 예산은 100만 원대 초반. 그런데 이 가격으로도 인텔 최신 CPU인 스카이레이크i5~ i7을 장착한 제품을 구입하기 그리 어렵지 않았다. 특히 최근 직장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LG전자의 그램 15도 12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 일단 이 제품에 관심을 갖고 LG전자의 도움을 받아 약 3주간 사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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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시장에서 매우 ‘핫’한 인기를 얻고 있는 LG전자 ‘그램 15’

사양
리뷰를 위해 빌린 제품은 그램 15 중에서도 상위 모델인 ‘15Z960-GA70K’다. 하지만 하위 모델과 램(RAM), 내장 그래픽카드 등은 동일해 단순히 SSD 저장공간과 CPU 정도의 차이만 보인다.

LG전자로부터 리뷰를 위해 제공받은 제품은 그램 15의 최상위 모델인 ‘15Z960-GA70K’다. 최고급 모델이라고 하지만 그 보다 가격이 낮은 모델과 비교하면 M.2 방식 SSD 용량이 500GB 정도로 크다는 것, 그리고 6세대 코어 i7 CPU를 사용한 것 정도만 다르다. 그래픽카드도 따로 없어 내장 인텔 그래픽카드 HD520을 사용하며, RAM은 8GB로 모두 동일하다. 그램 15는 철저히 휴대성에 중점을 둔 제품이니만큼 굳이 i5나 i7을 선택하지 않아도 사실 일반 오피스 환경에서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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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인치 대화면에 고작 ‘그램’ 단위 무게밖에 안 되는 초경량 노트북 ‘그램 15’

제품 두께도 상당히 얇다. 그러다 보니 유선 인터넷 연결을 위한 이더넷 단자를 갖추지 못했다. 대신 USB 단자에 연결하는 이더넷 변환 커넥터를 액세서리로 제공한다. 주로 와이파이 환경에서 사용한다면 별 필요 없는 액세서리지만 이것 잃어버린면 꽤 비싸니 보관을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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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 15는 전원 어댑터 크기도 무척 작다. 그 위쪽으로 보이는 것은 USB 단자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유선 인터넷 연결용 커넥터다.

그램 15 왼쪽에는 모바일 기기 충전을 겸하는 USB 3.0 단자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USB 3.1 단자가 1개씩 마련됐다. 또 외부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HDMI 단자도 갖췄다. 오른쪽에는 기기 충전이 안 되는 USB 2.0과 USB 3.0 단자가 각각 1개씩 있다. 총 3개의 USB A 타입 단자를 보유해 호환성은 상당히 좋다. 다만 대부분의 노트북들이 SD카드 슬롯을 지녀 내비게이션과 디지털 카메라 등의 메모리를 손쉽게 삽입해 사용할 수 있는 데 반해 그램 15는 무게 때문인지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제공한다. 이 점은 썩 편리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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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 15의 왼쪽 단자들. 기기 충전이 가능한 USB 3.0 단자와 최신 규격인 USB 3.1 단자, 그리고 디지털 영상 출력 단자인 HDMI 단자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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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 15의 오른쪽 단자들. USB 3.0 단자가 1개, USB 2.0 단자가 1개 마련됐다. 그 아래로 3.5mm 규격 헤드셋 단자와 마이크로SD카드 리더기가 마련됐다.

15.6인치 제품답게 우측에는 숫자 키패드가 마련됐다. 엑셀 작업이 많은 이라면 숫자 키패드가 있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밖에 펑션(Fn) 키와 F9를 눌러 눈에 안 좋은 블루 라이트 파장을 줄인 ‘리더모드’를 사용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얼굴을 등록해 카메라로 바로 인증할 수 있는 기능은 굳이 사용해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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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키와 F9를 누르면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리더모드’가 활성화된다. 하루 종일 웹 서핑을 하는 ‘컴 덕후’에게 유용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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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는 잘 구분이 안 가지만 ‘리더모드’를 켜면 화면이 전체적으로 누르스름해지며 부드러워진다.

그램 15는 최신형 컴퓨터답게 부팅 속도가 무척 빠르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빠르게, 3~4초 정도면 완전히 꺼진 상태에서 전원이 켜진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베젤(테두리)도 무척 얇아 몰입감이 상당하다. 디스플레이와 무게만 보면 정말 최고의 노트북이다. 그런데 의외의 단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전원’버튼이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의 전원 버튼은 키보드의 자판과 다른 모양으로, 조금 떨어져 위치한다. 그런데 그럼 15는 전원 버튼이 여느 키와 똑같은 크기, 색상으로 우측 상단에 마련됐다. 보통 그 자리에는 ‘Delete’ 키가 위치하는데 여기에 엉뚱하게 전원 버튼이 있어 습관적으로 타이핑을 수정하다가 전원 버튼을 누르는 낭패를 겪었다. 다행히 완전히 꺼지지는 않아 작성 중이던 기사를 날리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심장이 쫄깃해짐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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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 15를 사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전원버튼. 일반 키와 동일한 크기, 색상으로 ‘Delete’ 키 자리에 위치했다. 익숙해지기 전에 몇 번 키를 잘못 눌러 화면이 꺼진 적이 있기에 더더욱 겁이 난다.

터치패드도 다른 노트북들보다 조금 오른쪽에 위치해 타이핑하다 오른손바닥이 스치면서 커서 위치가 제멋대로 이동하는 경험도 여러 번 했다. 이 키보드 관련 단점 2가지는 차기작에서 꼭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내장 그래픽카드 성능이 워낙 좋아졌다고 광고해서 ‘디아블로 3’를 설치하고 플레이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램 15로는 풀HD 해상도로 원활하게 게임을 할 수 없었다. 다만 몇 가지 옵션을 낮추고 해상도를 1366x768로 떨어뜨리자 확 느려지지 않게 게임할 수 있었다. 옵션에서 조금만 타협한다면 ‘피파 온라인’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도 살짝 즐길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그램은 철저히 휴대성을 강화한 사무용 노트북이라는 인상이다.

3D마크 테스트
남들 다 하는 ‘3D Mark’ 프로그램을 돌려본 그램 15(15Z960-GA70K)의 테스트 결과. 확실히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제품과 비교해 한참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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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악마사냥을 위해 옵션 중 해상도를 ‘1366x768’로, 텍스처 품질과 물리 품질을 ‘낮음’으로, 그림자 품질을 ‘중간(부드러움)’으로 설정했다. 이 정도면 크게 불편함 없이 ‘디아블로 3’를 즐길 수 있다.

배터리 성능은 완전 충전에서 방전 직전까지 사용해 본 적이 없지만 간단한 웹 서핑과 문서작업 정도로는 약 5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정도로만 사용한다면 발열과 소음을 크게 느낄 일이 없다. 그런데 고사양 게임을 돌리면 발열과 소음이 상당해진다. 그래도 카페 정도에서 사용하기에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실제 그램 15를 가지고 다니는 동안 여기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기자는 키보드의 불편함을 설명했지만 여기자들은 이미 가벼운 무게에 매료돼 다른 단점은 들어오지도 않았다. 일단 갖고 싶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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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 15 구매 시 기본 제공되는 노트북 파우치. 무척 예쁘지만 노트북을 충격에서 효과적으로 보호해주지는 못할 듯하다.

그램 15의 또 다른 장점은 전원 어댑터의 크기가 무척 작다는 점이다. 어댑터 무게가 160g이 채 안 된다. 항시 노트북을 휴대하는 직장인과 대학생이라면 이 무게에 감동하게 된다. 참, 그램 15 박스에서 노트북을 꺼낸 후 아래쪽을 열어보면 기본 제공되는 파우치가 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램 15를 떨어뜨렸을 때 제품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긴 힘들지만 디자인은 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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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16’ 출장길에 오른 선배 기자도 그램 15를 가지고 떠났다. 가벼운 무게와 멀티태스킹에 좋은 15.6인치 대화면은 출장 업무에 제격이다. 사진은 별 티도 안 나지만 바르셀로나 한 호텔에서 찍은 그램 15의 모습.

솔직히 한 덩치 하는 기자에게는 그램 15의 가벼움보다 고사양 게임을 원활히 돌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그렇지만 상식을 깬 가벼움 덕분에 그램 15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무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컸다는 얘기다. LG전자의 그램 15는 고사양보다 고 기동성, 그리고 아름다운 제품을 원하는 여심을 확실하게 저격했다. 이 인기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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