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병규(42·9번)가 결국 그라운드를 떠난다. LG트윈스 구단은 25일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이병규의 은퇴를 공식화했다.
이병규는 프로 생활 20년 중 일본 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곤즈(2007~2009년) 시절을 제외한 17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만 입으며 LG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빠른 발과 안타 제조 능력으로 전성기 시절 '적토마'라는 별명은 얻은 이병규는 1997년 LG트윈스에서 데뷔해 프로 17시즌 통산 17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2043안타, 972타점, 161홈런, 992득점, 147도루 등 레전드급 기록을 남겼다.
데뷔 시즌부터 최다 안타(151개) 부문 3위에 오르며 신인왕까지 거머쥔 이병규는 3년 차인 1999년 홈런 30개, 도루 31개를 기록하며 잠실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는 선수 최초로 30-30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이병규는 2001년까지 3년 연속 최다안타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전성기 시절, 한국 야구대표팀 타선의 한자리를 맡기도 했었던 이병규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2007~2009년 일본 주니치 생활을 마치고 2010년 LG에 복귀한 이병규는 불혹의 나이인 2013년에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타율 0.348로 역대 최고령 타격왕에 오르며 11년 만의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같은 해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최고령(만 38세 8개월 10일) 사이클링 히트를, 7월 1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0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이병규도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양상문 감독이 팀의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20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보장했고, 자연스럽게 이병규의 자리는 좁아졌다.

이에 올 시즌 줄곧 2군 무대에 머물던 이병규는 지난달 8일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당시 대타로 나선 이병규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대주자와 교체 되면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준 팬들에게 답례했던 이병규인데, 그 장면이 그라운드 위에서 '적토마'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구단은 이병규의 향후 거취에 대해선 상의해 결정 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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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 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