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비디오판독 좀 하시죠!\'[SS포토]
17일 넥센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시즌5차전 경기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9회말 서건창이 1루에서 접전을 벌인후 세이프가 선언되자 한화 김성근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예견된 결과였다.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가 낳은 최악의 결과다.

한화 김성근(75) 감독이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전격 경질됐다. 구단측은 이날 오후 김 감독의 경질을 결정하고 이를 본인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드 불안으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과 잦은 구단과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대전 자택에서 반등할 동력을 찾느라 고민에 빠져있었다. 이날까지 경질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유추된다. 김 감독은 “이용규도 6월 중순께 돌아올 수 있고 최진행은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외야진을 꾸려가기 어려워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김원석과 김경언이 타격감을 찾아야 하는데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오래가는 유형이라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송창식은 구위가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권혁은 아직 안된다”며 불펜진 구축에도 어려움을 표했다.

하지만 구단측은 김 감독에게 더이상 시간을 주지 않았다. 구단과 반목이 외부에 알려진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과 박종훈 단장간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는 과정에 그룹과 구단의 여러 부조리까지 드러나 김승연 회장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룹차원의 내부 감사가 있었고 현장이 아닌 프런트 중심으로 진위를 파악해 김 감독과 더이상 함께 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구단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면서 프런트의 전문화를 전면에 내걸며 박 단장을 영입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당시 그룹에서 김 감독에게 구단을 믿고 맡길 단장 후보군 추천을 부탁했고 김 감독이 천거한 인물이 아닌 박 단장이 합류하면서 구단과 감독의 불신이 시작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생긴 박 단장과 갈등폭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달 2일 잠실 두산전 패배 후 좌완 투수를 직접 보겠다던 김 감독의 구상에 박 단장이 거부의사를 밝히며 반목이 심화됐다.

이 때부터 그룹의 내부감사가 시작됐고 지난 21일 삼성과 벤치클리어링을 계기로 김 감독의 경질 빌미를 만든 것으로 관측된다. 김 감독은 경질통보를 받은 뒤 대전시내 모처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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