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말 타구맞은 김명신, 의료진 부르는 김민성[SS포토]
두산과 넥센의 시즌 4차전 선발로 나선 두산 김명신이 연속안타를 맞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명신은 2사 1,2루에서 넥센 김민성의 타구에 얼굴을 맞고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다. 2017.04.25. 강영조기자 kanj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최악의 사고를 당하고 있다. 강한 타구가 투수의 얼굴을 향하는 끔찍한 일이 약 열흘 사이에 연달아 발생했다. 타자들의 근력이 향상되고 배트의 반발력도 늘면서 날로 타구속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투수들은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다.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좌완투수 로비 레이(22)는 세인트루이스와 원정경기 중 타구에 왼쪽 머리를 맞는 큰 부상을 당했다. 시속 108.1마일(174㎞)에 달하는 타구에 왼쪽 머리를 강타당한 로이는 곧바로 교체된 채 병원으로 후송됐다. 뇌진탕 진단을 받은 레이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래도 다행히 머리를 몇 바늘 꿰맨 것을 제외하면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레이는 13일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타자를 상대하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레이와 똑같은 사고를 당한 투수가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우완 선발 랜스 린(30)은 캔자스시티와의 홈경기 3회에 상대 타자가 친 106마일(약 170㎞)의 타구에 오른쪽 머리를 맞았다. 린은 그대로 쓰러졌고 굴절된 타구가 중견수까지 향했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과 아담 올슨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올라 린의 상태를 체크했는데 린은 투구를 강행할 것을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린은 6회까지 공을 던지며 3실점(2자책)을 기록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연출했다.

두 투수 모두 큰 사고는 면했지만 언제든 이러한 장면이 나올 수 있다. KBO리그에선 지난 4월 25일 두산의 대졸 신인 김명신(24)이 고척 넥센전에서 입 부위에 타구를 맞고 출혈을 일으키는 악몽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왼쪽 광대뼈 세 군대가 골절된 김명신은 약 3개월 후인 지난달 26일 복귀했다. 타구가 눈을 피해가면서 시력 손상이 전혀 없었던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결국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LG 양상문 감독은 “투수들의 위험 부담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헬멧을 쓰고 마운드에 오를 수는 없지 않나. 배트에 문제가 있지 않나 살펴봐야 한다. 요즘에는 페인트를 덧칠해 반발력을 높인다는 얘기도 있다. 사고가 난 뒤에 처방할 것이 아니라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선 투수 스스로 사고에 대비하는 모습도 나왔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좌완투수 알렉스 토레스(30)는 특수 제작된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서곤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이를 허용했고 토레스는 2014시즌 최초로 충격방지 쿠션이 들어간 모자를 착용하고 공을 던졌다. 배트의 반발력을 줄이든 투수 장비를 바꾸든 대형참사를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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