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개그우먼 출신 배우 곽현화가 기자회견을 열고 '전망 좋은 집' 노출 공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과 노출 장면에 대해 논의한 녹취록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곽현화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전망 좋은 집' 이수성 감독 소송 무죄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곽현화가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영화 개봉 전 편집본을 시사하면서 노출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수성 감독과 곽현화의 전화 통화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이수성 감독은 "죄송합니다. 이 상황에 대해서 만나서 얼굴 보고 얘기를 하고 싶다. 미안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이 감독은 곽현화가 자신의 동의 없이 노출 신을 넣은 것에 대해 "인정한다. 죄송하다. 무릎 꿇고 사과하겠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이 감독은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지 않았나. 일단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죄송하다. 내 불찰이다. 제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곽현화는 "내가 감독님을 믿고 눈물을 흘리면서 노출 장면을 넣으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나도 괴롭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을 했는지. 내가 지금 찾아가 무릎 꿇고 빌겠다. 내가 한 것은 아니다. 제작사 대표가 나한테 한 일이다. 내 책임이 있다"라며 "내가 노출 장면을 넣자고 하지는 않았다. 곽현화에게 먼저 동의를 안 받고 장면을 넣은 것은 내 책임이다. 벌을 달게 받겠다"고 해명했다.

이날 곽현화 측은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곽현화 측 이은의 변호사는 "한국 사회가 피해자에 대한 입장이나 현실에 대해 무심하다. 곽현화 씨도 무고 죄와 명예훼손으로 피소를 당하고 있다"며 "2심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던 건 사법부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이수성 감독이 먼저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답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곽현화 측은 문제의 노출 신을 왜 찍게 되었는지도 밝혔다.

곽현화는 '왜 조금 더 (노출 신 촬영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애초에 완강하게 노출 신을 거부했으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당시에 소속사도 없었고, 영화 찍은 것도 전무했다. 계약서 찍고, 영화 찍은 현장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그맨에서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나에게 첫 작품이 감독님의 작품이니 내가 '안 할 거다'라면서 뭔가 문서로 남겼을 때 버릇없다, 까탈스러운 배우다, 이렇게 비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사실 그게 가장 컸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첫 번째로 날 설득한 이유가 '수많은 스태프들을 데리고 오늘 이 신을 찍어야 되는데, 다시 찍기 힘들다, 스태프들 다 움직이기 힘들다, 나중에 영화배우로서 자리매김할 거면 나중에 후회할 거다'고 했다"며 "계속 거부했지만 마지막에 정말 안된다, 안된다고 했을 때 그럼 편집본을 보고 얘기하자고 하는 얘길 믿고 촬영에 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현화는 "지금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나다. 피해자도 적극적으로 뭘 했어야 됐던 거 아니냐는 질문이었을 텐데 누구한테 의지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가 그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곽현화는 이 감독이 자신의 동의 없이 상반신 노출 장면이 포함된 '전망 좋은 집'을 유료로 배포했다며 고소했다. 검찰은 이 감독에게 성폭력 처벌 법을 적용해 기소했지만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이 감독도 곽현화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지만, 곽현화 역시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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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 곽현화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