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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29)이 연기 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짓고 긴 호흡으로 다음 장을 준비한다.

오는 10월 24일 군입대를 앞둔 이준은 연예계 대표 ‘연기돌’ 혹은 ‘탈아이돌급 연기자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2009년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출연하였고 최연소 헐리우드 진출자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고, 영화 ‘배우는 배우다’ 드라마 ‘갑동이’, ‘풍문으로 들었소’ 등에서 다양한 연기로 호평받았다.

최근 종영한 KBS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 이후 팬미팅 등으로 군입대전 시간을 활용 중인 그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바른 생활 사나이’로도 꼽힌다. 과거 한 매체가 이준 씨를 쫓아다니며 잠복 취재를 했지만, 식당에서 김치볶음밥 먹는 모습만 촬영돼 결국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아버지가 이상해’ 종영 이후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준은 20대 내내 별다른 스캔들 한번 일어나지 않은데 대해 “클럽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뭘 하고 놀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 세상엔 할게 별로 없는 거 같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군입대에 대해서는 “2년이 공백이라 여기지 않고,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나오고 싶다”는 건설적인 포부를 밝혔다.

-‘군 입대’는 이준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라의 부름를 받는 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제일 친한 친구가 군대에 간 기간이 굉장히 좋았다는 말을 해줬다. 그안에서 생각도 많이 하고 자기에 대해 돌아보고, 어떤 것을 연마하는 데서 오는 성취감이 있다고 하더라. 2년이 공백이라 여기지 않고,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나오고 싶다.

-군대 입대를 한다는 건 배우 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하는 느낌을 준다. 군 입대 이전의 연기 생활을 되돌아 본다면.

미숙했지만 치열하게 보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완성이 된 건 아니지만 내가 할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했다. 좋든 나쁘든 후회는 없다. 내가 선택한 것, 그 안에서 항상 최선을 다한 기억만 난다. 군대에 다녀와서도 지금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군대 가기 전 휴식기를 어떻게 지낼 생각인가.

10월초까지 팬미팅 등으로 스케줄이 꽉 차있다. 10월 막판에 2주 정도 놀고 갈 생각이다. 뭘하고 놀지도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마 동네를 돌아다니지 않을까. 멀리 가봤자 분당 안에 머문다. 도시 끝인 오리역의 극장 정도에 가게 될 것 같다. 중학교때부터 다닌 극장이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작품 규모, 캐릭터 등이 다양하다. 뭔가 고정되는 게 싫은 건가.

내가 잘하는게 뭔지 못 찾아서 그렇다. 하면서 늘 도전이라 생각한다. 한살이라도 젊을 때 안 가리고 덤비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위험성도 물론 안다. 내가 잘 할수 있는 걸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여러가지를 해보는 게 계속 연기를 하는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걸 선택할 때 ‘욕먹을 수 있겠다. 자신없다’는 생각이 들어도 지르고 본다.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한다.

-그때 그때 작품 선택 기준은.

항상 달랐다.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돌아보니 영화는 CJ, 뉴, 쇼박스, 워너브라더스 등 여러 제작사를 한번씩 경험했다. 방송국도 JTBC를 제외하곤 SBS, KBS, MBC, tvN까지 해봤다. 16작, 20부작, 52부작까지 고루 경험했다. 다 해보는 게 재밌더라.

예산 적은 영화도 해봤다. ‘배우는 배우다’(2013년작)의 시스템이 굉장히 재밌었다. 신연식 감독님이 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하고 싶은 걸 다하게 열어주셨다. 리허설도 안하고 찍는 등 즉흥적인 걸 좋아하셨다. 촬영장에 도착해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는데 “액션!” 외치셔서 바로 연기를 한 적도 있다. 일한다기 보다 놀며 즐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굉장한 희열로 다가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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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적 측면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부분은.

‘풍문으로 들었소’를 함께 했던 안판석 PD님이 내년에 JTBC 드라마를 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이다. 너무 잘맞았었다. 돈받고 촬영하기 민망할 정도로 많이 배웠다. 이분과 작업하면 연기가 미친듯이 늘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분이다. 내 인생 철학을 바꿀 만큼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여유가 멋있었다. 이번엔 함께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꼭 함께 다시 해보고 싶다.

-군입대 전에 예능 프로그램을 찍을 수 있다면 출연하고 싶은 작품은.

사실 예능 프로그램을 잘 모른다. TV를 봐도 다큐멘터리만 본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나갈 수 없으니.(웃음) 예능에 출연하기 보다는 조금 더 놀고, 내 인생을 찾은 뒤 군입대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군 제대 후 새로 시작될 배우 인생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만 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관심 받고, 좋아해 주시면 바랄 게 없다. 지금도 너무 감사해서 더는 바라진 않는다. 지금처럼만 쭉 가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더 잘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흘러가는 대로 가고 싶다.

-‘지금처럼만’이 어떤 의미인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고, 악플 몇개 없는 상태다. 인기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내가 하는 걸 꾸준히 지켜봐주는 분들이 있고, 기부 등 좋은 일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할 수 있다. 작품도 끊기지 않고 공백 없이 하는 상황이다. 사적으로는 내 인생을 지금처럼 계속 즐겁게 살고 싶다.

-사생활적 측면에서 별다른 잡음을 일으킨 적이 없다.

범법만 안하면 되는 거 아닌가. 나이가 서른인데 여자도 만났었고, 여자를 만나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그런 걸 떠나 잘 안돌아다닌다. 클럽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뭘 하고 놀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 세상엔 할게 별로 없는 거 같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프레인TP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