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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두운 공간 속 움직이는 물체가 놓여있다. 이어 나뭇잎이나 물결, 야경 등을 담은 영상이 빠르게 지나간다. 바깥은 공간과 다른 시간과 공간 속으로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현주의 개인전 ‘시적 기계-쉬어가기’전이 오는 12월 5일까지 서울 마포구 미디어극장 아이공(대안영상문화연구소)에서 전시된다.
디지털 융복합 작업을 꾸준히 추구해온 김현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계와 영상을 이용해 휴식과 쉼을 이야기하고 있다.
“계속되는 과잉노동 속에서 기계를 통해 쉼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김현주 작가는 “한강가에 아무 것도 하지않는 기계가 생각났다. 그 이미지를 쫒아서 우리가 좀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전시를 하고 싶었다. 기술이라는 것은 여전히 새로운 것 혁신적인 것 여전히 편리함을 주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속에서 쉼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인 ‘시적 기계’에 대해서 미술평론가 이선영씨는 “기계는 기능이 있어야 하는데 김현주 작가의 기계는 기능이 없는 기계다. 무기교의 기교처럼 모순이 있다. ‘시적 기계’라는 상반되는 듯한 단어의 조합이 사람으로 하여금 자극을 주고 생각하게 한다”고 평했다.
기계는 잊을만 하면 간헐적으로 움직인다.
김현주 작가는 “기계의 가장 큰 목적은 물리적인 존재감이었다. 가끔씩 숨을 쉬는 기계이길 바랬다. 2분이나 2분30초마다 다섯가지 동작을 한다. 마치 숨을 쉬는 듯 팔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한다”고 말했다.
공간을 채운 영상 역시 작가가 직접 촬영한 것들이다. 어두운 밤의 강물이나 야경 등이다. 전형적인 영상 어법이 아니라 마치 어린아이가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듯 자유분방하게 촬영한 영상이다. 작가 스스로 “가지고 놀기”로 부르는 촬영 행위가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미 뉴욕 주 시라쿠스 대학 트랜스미디어과에서 컴퓨터아트를 전공한 김현주 작가는 2005년 매사추세츠 주립대 조교수에 이어 현재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뉴미디어를 가르치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