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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돌풍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감독.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사회를 흔들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나라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주머니를 열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현재 중국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했다. 23일 열린 준결승에서 카타르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베트남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결승에 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베트남 현지에서 U-23 대표팀은 A대표팀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다. ‘황금 세대’라 불리며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박 감독 부임 후 흐름이 좋았다. 지난해 12월 10년 동안 못 이기던 태국을 이겼고,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박 감독은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멈출 줄 모르는 질주에 온 베트남이 열광하고 있다. 결승 진출 후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와 축제 분위기를 형성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생활 중인 한 교민은 “마치 2002년의 한국을 보는 것 같다. 국민들이 거리에서 경적을 울리고 소리를 치고 춤을 춘다”고 증언했다.

베트남축구협회를 후원하겠다는 기업들도 줄이어 등장하고 있다. 건설, 외식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에서 큰 금액을 줄이어 내놓고 있다. 광고, 홍보 등의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다. 아무런 조건없이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박 감독 에이전트인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는 “우리가 흔히 아는 후원 개념이 아니다. 브랜드 노출 같은 조건이 없다”고 밝혔다. 금액도 크다. 준결승 전까지만 우리돈 약 7000만원 정도가 들어왔고, 결승에 진출한 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베트남 중산층의 월급이 30~4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큰 금액이다. 호이안 그룹은 베트남이 우승하면 선수단에 약 9440만원의 거액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협회가 선수단에 지급할 수 있는 보너스 규모만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 거액을 베팅해 선수단 사기 진작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 감독 개인에게도 적지 않은 금액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호이안 그룹은 이미 박 감독을 위해 베트남에서는 보기 힘든 4700만원 가량의 차량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뒤에서 우승을 도운 배명호 피지컬 코치도 재계약한다. 당초 베트남축구협회는 배 코치와 단기계약을 맺었다. 챔피언십까지 지켜보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아 무리없이 계약을 1년 연장하게 됐다. 박항서 매직이 남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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