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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CJ ENM의 신인 작가·작곡가 발굴 및 육성, 데뷔 지원 사업 ‘오펜(O’PEN)’은 다른 대기업의 사회 공헌 사업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CJ ENM은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조건없이 새로운 창작자를 발굴해내 업계로 내보내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드라마·영화 작가에서 시작해 오펜은 이제는 작곡가로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스토리텔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오펜을 포함한 CJ ENM E&M 부문의 CSV사업(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을 총담당하고 있는 남궁종 CSV경영팀장(43)은 “2016년 업계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자고 했다. 사람을 키우자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어떤 사람을 어떻게 키울지 논의 했다. 사회와 업계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보호가 덜 된 작가들이 대상이었고 오펜은 신인 스토리텔러·창작자 발굴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사나 방송국에서도 공모전으로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문화재단을 통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오펜은 보다 창작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방법을 택했다. 남 팀장은 “방송사나 영화사의 공모전은 소재나 이야기를 발굴해, 상금을 주고 작품에 대한 권리는 일정 기간 가지는데 우리는 아니다. 재능 있는 창작자와 사람을 발굴하고 육성해 업계에 내보는것이 목적이다. 또 단순한 지원과 달리 창작자가 업계에 진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프라를 지원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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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펜 2가 드라마 작가의 단막극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19’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방송되고 있고, 1기 중 강이현 작가는 MBC ‘나쁜형사’, 신하은 작가는 오는 7일 첫방송하는 tvN ‘왕이 된 남자’에 각각 공동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또 장아미 작가는 드라마 제작사 ‘아폴로픽쳐스’에서 제작하는 로맨틱 코미디 ‘절대그이’의 공동집필을 맡았고, 김동경(삼화네트웍스), 유영주(로고스필름), 최지훈(도레미엔터테인먼트) 작가도 지난해 국내 드라마제작사와 집필 계약을 맺었다.
남 팀장은 “매 기수마다 단막극 데뷔는 계획이 되어 있었고 결국 목적은 미니시리즈 작가 데뷔인데 빨라야 3년후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대보다 빠르게 많은 작가들이 계약을 맺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 작가들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초에만 영화 비즈매칭을 통해 3건의 계약이 맺어졌고, 현재 크랭크인에 들어간 작품도 있고 몇년안에 스크린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작품도 나올 예정이다.
드라마 뿐만 상대적으로 준비와 제작기간이 긴 영화 작가들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초에만 영화 비즈매칭을 통해 3건의 계약이 맺어진 가운데 현재 크랭크인에 들어간 작품도 있고 몇년안에 스크린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작품도 나올 예정이다.
2017년 ‘오펜 센터’ 개관 당시 2020년까지 130억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오펜은 실제 투자 비용은 점차 늘어 최근에는 200억까지 늘어났다. 그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를 뽑고 시설을 만들었다. 작가들의 요청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특히 단막극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고 있다. 연간 30억원정도를 예상했는데 실제로 10억 이상이 더 들어 실제로 200억 정도 잡고 있는데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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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은 지난해 드라마·영화 작가 뿐만 아니라 작곡가로 영역을 넓혀 ‘오펜 뮤직’을 출범했다. 실용음악과 대학생부터 대기업 영업사원, 고3 수험생, Mnet ‘고등래퍼’시즌 1 출연자등이 포함된 ‘오펜 뮤직’ 1기 작곡가는 체계적인 음악적인 교육은 물론 향후 CJ ENM의 음악 레이블, 드라마 OST 등 다양한 콘텐츠 출품 등 대중음악 업계 진출의 기뢰를 얻게 된다. 무엇보다 오펜과 마찬가지로 창작물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귀속된다.
남 팀장은 “오펜을 기획할때 E&M 사업군을 다 검토했는데 드라마와 영화로 시작했더, 이제는 음악과 다른 영역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뮤지스땅스와 함께하는데 음악을 하는 젊은이에게 기회와 지원을 하는 필요성에 공감 했다. 우리도 ‘오펜 뮤직’을 시작한 취지 중 하나가 한국 대중음악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다양한 작곡가가 많아야 다양한 음원이 나오고 생태계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드라마와 영화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오펜이지만 대중 음악 산업은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tvN 단막극과 같은 가시적인 결과물을 곧바로 보여주기 쉽지 않고 유명 뮤지션 혹은 대형기획사가 레퍼런스가 없는 신인 작곡가와 작업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남 팀장은 “필요한 곳에 작곡가와 제작사를 계속 연결해 준다. 드라마 OST, 레이블 아티스트 음원에 참여할 기회가 있는데 현재 리스닝 세션을 진행 중인데 기대보다 완성도 높은 곡이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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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 오펜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이 모두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실제로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CJ ENM이 왜 돈을 투자해 작가를 육성하냐. 이런 사업을 왜 하냐’일 정도다.
남 팀장은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과물로 말씀드릴 수 밖에 없다”면서 “이제 두번째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데 한두해가 아니라 계속 지속적으로 가면서 믿음을 주면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여러 장치를 가지고 있다. 심사 과정에 업계 관계자와 함께 하며 진정성 있게 나아가려고 한다. 그런 이유인지 과거 비즈 매칭을 하면 우리가 제작사에 연락했다면 이제는 오히려 반대로 문의가 오기도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도 이런 것이 많이 늘어 났으면 좋겠다. 서로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비즈매칭도 함께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2년이지만 신인 작가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새로운 재능 있는 창작자가 발굴되고 많은이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CJ ENM 제공


![[사진3] CJ ENM 남궁종 CSV경영팀장](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01/03/news/2019010301000120200007471.jpg)


![[사진2] CJ ENM 남궁종 CSV 경영팀장](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01/03/news/201901030100012020000747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