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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년 전 대한항공에게 5라운드는 반전 그 자체였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2018시즌 V리그 5라운드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4라운드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은 13승11패 승점 35에 그치며 4위에 머물렀다. 3위 한국전력에 2점 뒤지고, 5위 KB손해보험에 3점 차로 쫓기는 처지였다. 그러나 5라운드 들어 6전 전승을 거두며 무려 승점 17점을 쓸어담았다. 단 한 경기에서만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나머지 5경기에서는 모두 승점 3을 챙겼다. 결국 대한항공은 5라운드 후 3위로 도약했고, 4위 KB손해보험과의 차이를 9점으로 벌리며 봄배구에 안착했다. 그리고 기세를 올려 챔피언에 등극했다.
대한항공은 1~4라운드를 2위로 마감했다. 선두 현대캐피탈(51점)에 4점 뒤진 2위다.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는 성적이 좋다. 그러나 4라운드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3승3패로 승점 8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역전을 허용했고,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3위 우리카드가 3점 차로 바짝 쫓아온 상황이다. 우리카드는 4라운드서 4승2패로 승점 14를 추가했다. 리버만 아가메즈를 앞세워 상승 기류를 타고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 처지에선 더 위협적이다.
대한항공은 고질적인 체력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주요 선수들이 국가대표 일정으로 강행군을 소화했다. 한선수, 김규민, 곽승석, 정지석 등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 참가하고, V리그 일정에 돌입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미차 가스파리니는 1984년생으로 30대 중반이다. 이번 시즌 확실히 경기력이 떨어졌다. 가스파리니는 지난 시즌 35경기서 863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24.65득점의 준수한 기록이었다. 반면 이번 시즌 24경기서 476득점에 머물고 있다. 경기당 19.8득점으로 눈에 띄게 득점력이 저하됐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행히 대한항공은 10일간 푹 쉰 후 오는 25일 KB손해보험과 후반기 첫 일정을 시작한다. 대한항공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이다. 박 감독은 1년 전 올스타 브레이크를 활용해 경기력을 확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당시의 기억을 바탕으로 후반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 4라운드처럼 부진하면 현대캐피탈 추격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우리카드에게 2위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처럼 휴식기를 계기로 반전에 성공하면 선두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대한항공의 회복 여부에 따라 선두권 판도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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