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벤투 감독, 축구팬들의 사랑은 여전~!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치고 2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팬들의 기념촬영 요청에 응하고있다. 2019.01.28. 인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28일 인천국제공항. 예정시간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6시께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해 국내파 12명 선수들과 코치진, 스태프가 굳은 얼굴로 입국장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한 수 아래로 불린 카타르에 덜미를 잡히며 15년 만에 아시안컵 8강 탈락. 벤투호는 ‘아부다비 쇼크’와 함께 쓸쓸하게 귀국길에 올랐지만, 현장에서 뜻밖에 큰 환영을 받았다. 수백여 소녀 팬이 “힘내라!”, “기죽지 말고 파이팅!”을 외쳐댔고, 일부 남성 팬도 감독, 선수에게 다가가 사인, 사진촬영 요청을 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과거 메이저 대회 참패 이후 엿이 날아든 귀국장 풍경과 비교하면 예상 외 환대였다. 지난해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순풍을 타며 소녀 팬 위주로 축구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비록 아시안컵은 실패로 끝났지만 태극전사들을 향한 지지와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느끼게 했다. 또 일부 팬들은 “벤투 감독을 더 기다려줘야 한다”고도 말했다.

예상보다 너무나 많은 팬이 몰리면서 해프닝도 발생했다. 축구협회 관계자가 안전을 고려해 선수단이 나오기로 한 게이트를 E에서 F로 바꿨다. 이때 취재진이 F로 옮기자 일부 소녀 팬들이 재빠르게 F로 이동해 자리했다. 그런데 내부 착오가 발생하면서 선수단은 원래대로 E게이트로 나왔다. 그러자 소녀 팬들이 환호하며 단체로 E게이트를 향해 달려가는 등 예기치 않은 대이동 현상으로 공항이 분주해졌다. 벤투 감독을 비롯해 선수 대부분 예상치 못한 환대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슬쩍 미소 짓기도 했지만 8강 탈락에 대한 여론 때문인지 침묵 속에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벤투 감독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선수 탓을 할 건 없다. 그들은 우리가 하려는 축구를 5경기에서 나름대로 했다”며 “(8강에서)카타르가 굉장히 효율적인 축구로 이겼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 (경기 운영에서)효율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돌아봤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를 언급한 구자철, 기성용에 대해서는 “구자철은 원래 지난해 월드컵 이후 은퇴 의사를 보였지만 아시안컵까지 하기로 했다”면서 “기성용은 나와 아직 은퇴를 확정하는 얘기를 주고받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선수”라며 “다시 얘기는 해보겠지만 (은퇴 의사를) 존중은 해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그 선수 없이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하고 후반 체력 저하로 약점을 노출한 빌드업 전술에 대해서는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그는 “문전에서 득점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졌을 뿐이지 플레이 스타일은 좋았다. 앞으로 공격할 때 기회 창출을 더 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장면을 늘러야 한다”면서 변화를 줄 새 자원을 찾겠다고 했다. 이날 예상 밖 뜨거운 환대에도 여러 축구 팬들은 벤투 감독의 전술, 전략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도 “어느 나라에서든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비난받을 수 있다”며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해온대로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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