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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 26일 그랑프리 2차대회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치고 있다. 출처 | ISU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포스트 김연아’ 선두 주자로 꼽히는 유영(15·과천중)이 고난도 기술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올랐다.

유영은 26일 캐나다 킬로나 프로스페라 플레이스에서 열린 대회 첫 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5.54점, 예술점수(PCS) 32.68점을 기록, 합계 78.22점을 얻어 일본의 기히라 리카(81.35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엔 지난해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와 지난 2월 4대륙선수권 우승자 기히라를 비롯해 지난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러시아), 평창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가브리엘 데일먼(캐나다) 등 쟁쟁한 선수들이 상당수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유영은 이날이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이었음에도 나무랄 곳 없는 완벽한 연기를 수행하며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이날 그가 기록한 78.22점은 김연아가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쇼트프로그램에서 낸 당시 세계신기록 78.50점에 불과 0.28점 뒤질 만큼 엄청난 점수다. 유영은 지난 달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트로피에서 70.47점을 챙기며 개인 최고점을 세웠는데 한 달 만에 이를 8점 이상 끌어올렸다. ‘김연아급’ 고득점 배경에 한국 선수 최초 트리플 악셀 성공이 있었다. 앞으로 뛰어 공중에서 3회전 반을 돌고 뒤로 착지하는 트리플 악셀은 그 동안 한국 여자 선수들에게 높은 벽과 같았다. 그러나 유영은 이날 7개의 수행 과제 중 첫 과제로 기본점수 8.00에 달하는 트리플 악셀을 뛰어 2.17점의 수행점수(GOE) 가산점을 기록했다. 유영은 지난 달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총 4차례 트리플 악셀을 뛰어 이를 인정받았으나 GOE에서 감점이 아닌 가점을 얻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여자 피겨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순간이었다. 유영도 착지 뒤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 맞춰 몸을 움직인 유영은 트리플 악셀 외에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연기 후반부에 펼쳐 기본점수 10% 가산점이 붙는 트리플 플립 등 3개의 점프에서 GOE 가산점을 모두 챙기는 깔끔한 착지로 프로스페라 플레이스에 모여든 5000여 관중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3개의 스핀도 전부 레벨 4를 받는 등 기술에선 세계 톱랭커에 뒤지지 않는 모습으로 여자 싱글에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음을 알렸다.

이날 12명의 선수 중 4번째로 나와 시니어 그랑프리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유영은 11명이 연기를 마칠 때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맨 마지막에 나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세계기록 보유자(83.97점) 기히라가 트리플 악셀 등 점프 3가지를 뛰어 모두 성공하는 등 좋은 연기를 펼치면서 순위표 맨 위에 올라섰다. 트루소바가 74.40점으로 유영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메드베데바는 점프 3개에 모두 어려움을 겪으면서 62.89점으로 6위에 그쳤다. 한국의 김예림은 61.23점으로 8위가 됐다.

유영은 27일 오전 5시 같은 장소에서 시작되는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김연아와 임은수에 이은 한국 여자 싱글 시니어 그랑프리 3번째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더 나아가 지난 2009년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한국인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 획득까지 노린다. 유영은 12명 중 10번째로 출전하며 오전 6시25분에 연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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