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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힙합 래퍼들이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방송이 아닌 현실 속 래퍼들의 모습에 힙합 팬은 물론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이며 자연스럽게 음원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라이트레코즈(Hi-Lite Records)의 수장 팔로알토는 불리 다 바스타드(Bully Da Ba)와 ‘갱생(GANG生)’을 통해 래퍼들의 또 다른 이면을 이야기하며 음악으로도 이를 다시 공개하고 있다.
음원의 기획 및 제작 과정이나 그 의미를 스토리텔링을 하는 콘텐츠와 협업이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 힙합신에서는 과거 Mnet ‘쇼미더머니’와 같은 방송 콘텐츠가 음원의 인기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면 이제는 앞서 언급한 유튜브 콘텐츠가 주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2017년 ‘이피(Iffy·Prod. GroovyRoom)’는 물론 ‘플렉스(flex)’, ‘띵(Prod. By 기리보이)’ 등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탄생해 큰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염따와 같은 래퍼가 재조명되며 스타가 되기도 했다.
특히 유튜브 스트릿(STRIT) 채널 정혜진 총괄프로듀서는 앞서 딩고 프리스타일에서 수 많은 힙합 기획사·레이블과 함께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힙합신을 재조명하기도 하고 수 많은 인기 음원을 탄생시켰다. 이제는 스트릿 채널에서 ‘갱생’을 비롯해 ‘P&Q 국힙상담소2’ ‘멀티 페르소나’ ‘ㄴㄴㄴ 프로젝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정 PD는 “힙합도 다양한 시도를 할 때가 됐다. 딩고 프리스타일 때 래퍼에 대한 오해나 선입견을 즐거운 방향으로 풀었다면 스트릿 채널을 론칭하면서 다른 면도 보여주고 싶었고 ‘갱생’은 진지하게 풀어냈다. 경쟁만 보여지는 가운데 작은 울림을 주고자 했고 한번 더 깊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애초부터 열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재미는 거의 포기한 콘텐츠다.(웃음) 불리와 팔로알토가 이끌어가는 진정성을 헤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사람들을 집중하시키고 메시지를 주면서 콘텐츠를 소비하게 할지 엄청나게 고민한다”면서 “딩고 때도 다양한 것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똑같은 패턴으로 하면 안될 것 같았다. 방송국과 달리 딩고에서는 아티스트와 직접 호흡하면서 깊게 그들을 알게 됐고 아티스트도 사람이고 제작진도 사람인데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팔로알토 역시 “래퍼에 대한 모습이 단면적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기존 래퍼들은 돈자랑하고 향략적이라는 대중의 인식이 많은데 힙합을 좋아하지 않으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 ‘갱생’은 다른 이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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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생’와 함께 팔로알토와 불리가 함께한 ‘THEY say’(데이 세이)를 지난 3일 공개했고, 마지막회에는 팔로알토는 물론 조현아, 해쉬스완, 디보와 불리가 힘께 작업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30일 오후에는 음원을 공개한다. 정 PD는 “마무리를 하면서 여러명이서 참여하는 곡을 만들어 내자고 했는데 중간에 ‘데이 세이’가 나왔는데 곡이 좋아 먼저 냈다”고 설명했다.
팔로알토 경우에는 ‘쇼미더머니’와 같은 방송을 통해 힙합이 주목 받고 이제는 유튜브 콘텐츠와 함게 성장하는 현장을 직접 겪고 있다. 팔로알토는 “수년전에는 콘텐츠와 뮤지션이 같이 음원을 내는 것이 의아했는데 ‘GRBOYZ’를 재밌게 보면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팔로알토라는 아티스트나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봤을 때 우리는 대박이 아니라 꾸준히 해서 (새로운 것에 대한)두려움이 없다. ‘쇼미더너미’도 그렇고 ‘다모임’도 해보자고 해서 했는데 내가 중재자 역할을 잘하는 것 같다.(웃음) 좋은 기운과 재능있는 사람이 모여서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덧붙여 그는 “모든 과정에 제가 참여자로 함께 했다는 게 너무 기쁘다”면서 “나름 오래하는 동안 음악을 관둔 친구도 있고 상업적인 흥행을 못 겪은 친구도 있는데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알릴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시대가 변화고 그런 흐름에서 아티스트이자 회사의 대표로 관심있게 발 맞춰서 가고 있다. 힙합 팬이나 뮤지션 중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보여지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갱생’을 찍으면서 좀 더 진지한 것을 보여주는 내 성향에 맞는 것 같다. 모두가 웃음을 팔아야 할 이유는 없고 다양한 채널에서 균형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스트릿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