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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클럽에서 시비가 붙은 20대 남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태권도 유단자 3명에게 검찰이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생떼같은 아들을 잃은 피해자 아버지는 재판정에서 “구둣발로 사람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이 가격해서 끝내 숨통을 끊었다. 이게 살인이 아니면 무엇이냐. 만일 법이 피고인들의 죄를 살인이 아닌 상해 혐의로 보고,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이유로 선처한다면 저들은 분명 피해자인 우리를 우롱하고 조롱할 것이다. 법의 지엄함을 보여달라”라며 엄벌을 호소했다.

2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21)·이모(21)·오모(21)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태권도 4단인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급소가 집중된 머리와 상체를 집중 가격했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방치한 채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았던 피해자의 미래를 짓밟았다. 피고인들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인다. 이들은 피해자의 사망에 대해 살인죄의 공동정범(공범)으로 책임을 짐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씨 등 3명은 올해 1월 1일 오전 3시께 서울 광진구 화양동 유흥가의 한 클럽 인근에서 시비가 붙은 피해자 A씨를 함께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됐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체육을 전공하는 태권도 4단 유단자로 범행 당일 클럽에서 피해자 A씨의 여자친구에게 ‘함께 놀자’며 팔목을 잡아 A씨와 시비를 벌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클럽 안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종업원이 제지하자 A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간 뒤 길에서 넘어뜨리고 얼굴을 향해 발길질하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식을 잃은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김씨 등은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으나 검찰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해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클럽 안에서 피해자와 처음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사건 이후로 많은 반성을 했다. 죄송하다”고 유족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또 이씨와 함께 폭행에 가담한 김씨와 오씨도 “피해자와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2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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