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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저도 깜짝 놀랐어요.”
22일 롯데전을 앞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사전 인터뷰 도중 포수 이현석(27)의 이름이 나오자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바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현석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310. 타격에 눈을 뜨나 싶더니 전날엔 급기야 추격의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역전의 용사가 됐지만, 사실 기회 자체가 없을 수도 있었다. “나도 깜짝 놀랐다”며 웃던 박 감독대행은 “사실 그런 상황에서 대타를 써야하나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9회를 생각해서 참았다”고 귀띔했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SK의 유니폼을 입은 이현석은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포수다. 2015년 3경기, 2016년 11경기, 2019년 2경기로 3시즌을 합해도 16경기밖에 안 된다. 올 시즌 안방에서 줄공백이 생긴 탓에 본격 마스크를 썼다. 사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골절상, 트레이드 자원인 이흥련이 흉부 통증으로 이탈한 후에도 제3옵션인 이홍구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박 감독대행은 7월 주전 포수 마스크를 이현석에게 건넸다. KBO 역대 최고의 포수를 논할 때 이름이 빠지지 않는 지도자는 저연차부터 제 눈으로 직접 지켜본 포수의 가능성을 믿었다.
이현석이 증명한 성장세는 확실했다. 다만 언제까지나 기회가 주어질 순 없는 게 현실이다. 2군에서 재정비에 돌입했던 이재원은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는 연속 안타를 신고했다. 박 감독대행은 “타이밍이 조금씩 맞아가는 상황이라고 보고받았다. 조만간 올릴 타이밍을 보겠다. 이번주 내에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SK 포수진 제 4옵션이었던 이현석의 생존기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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