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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던 관중 입장 허용 첫 경기 모습.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함께 만들지 못하면 K리그는 지속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뉴노멀’ 시대에서 선수와 관계자, 팬 모두 합심하지 않으면 K리그는 지속할 수 없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언제 열릴지 모르고 무기한 연기됐던 K리그를 기다렸다. 한 달 전에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K리그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싶은 팬들의 요구가 높아졌다. 팬들은 선수들 숨소리, 그라운드의 풀 향기를 그리워하며 현장 관람을 원했다. 하지만 소중했던 것이 익숙해지고 긴장이 풀리자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K리그는 지난 1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입장 초기만 해도 관중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지키며 프로축구연맹의 방역 지침에 따랐다. 그러나 경기 수가 거듭될수록 지침 사항을 어기는 팬들이 발생했다. 지난 9일 인천-성남전 경기에서는 방역 지침을 준수해달라는 안내 방송에도 따르지 않았고 급기야 경기장 안에서 욕설 및 육성 응원이 펼쳐졌다. 비말을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 육성 응원을 금지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15일 수원에서도 인천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은 관련 사항에 대한 규정을 만들기 위해 검토 중이다.

최근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정부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방역 지침에 따라 프로스포츠는 관중 입장을 받지 않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다. 이 조치는 수도권 및 부산에 한정된 것이지만 감염력 높은 코로나19 특성상 언제 전국적으로 확대될지 모른다. 비록 현재 상황 악화가 경기장 내 감염으로 촉발된 문제는 아니지만 K리그를 즐기는 팬들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경기를 개최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선수와 관계자들의 의무지만 즐거운 환경을 조성하는 건 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지역뿐 아니라 경계가 느슨해진 팬들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K리그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되돌아봐야 한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