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류중일 감독이 지난 6월 2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오리가 물에 둥둥 떠있으니까 편해 보이죠?”

LG 류중일(57) 감독이 7일 잠실에서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최종 결정권자로써 고충을 토로했다. 류 감독은 “팀에 모든 의사는 내가 결정한다. 투수 교체부터 시작해서 대타까지 경기 내내 모든 걸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LG가 5위까지 추락한 것도 고민을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류 감독은 “오리가 물에 떠 있으니까 편안해 보입니까? 물 속에 들어간 발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제가 딱 그 상황입니다”라며 자신의 결정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근 체력 저하로 제구력 난조를 보이는 고우석을 바라보면서 땀이 난다고도 했다. 감독이 판단해 선수를 기용했지만 결국 경기를 치르는 건 선수이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데이터와 팀 내 포지션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지만 결국 공을 던지는 건 선수지 않냐. 예측할 수 없는게 야구인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6일 경기에서 2500안타를 친 박용택을 언급하면서도 “사실 칠 줄 몰랐다. 그건 하늘에 계신 분만 알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박용택의 타격감이 좋아 대타 1순위로 생각하고 있지만 무조건 판단이 들어맞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5위까지 추락한 LG 상황까지 겹쳐 류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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