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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전주시민축구단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실업축구격인 K3에서 연령대 대표팀 선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김도훈(19·전주시민축구단)이다.

김도훈은 김정수 감독이 지도하는 19세 이하(U-19)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U-19 대표팀은 이달 파주에서 국내훈련을 진행하는데 24명 명단에 김도훈도 포함됐다. 프로팀이나 대학 선수 외 K3 소속 선수가 연령대 대표팀에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도훈은 2001년생으로 올해 2월 울산 현대 산하 유스팀 울산현대고를 졸업하고 K3 소속 전주시민축구단으로 향했다. 공교롭게도 울산 김도훈 감독과 이름이 같다. 김도훈은 일반적 선택지인 대학 진학 대신 K3로 향하는 이례적 선택을 했다. 김도훈이 K3로 간 이유는 실전을 통한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뒀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 무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실력 있는 유망주들은 프로로 직행하거나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많아 대학은 진로 결정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린다. 게다가 교육부 정책에 따라 학업까지 소홀히 할 수 없는 환경이라 실력 향상 자체만 놓고 보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대로 K3의 경쟁력은 향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K3 전신인 내셔널리그가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나 프로에서 설 자리를 잃은 선수들이 가는 무대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장 프로팀에 입단해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다. 프로팀과 경쟁하는 FA컵에서 토너먼트 상위에 진출할 정도로 실력이 만만치 않다. 어린 선수의 성장을 위해서는 K3행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도훈 케이스가 그 방증이다. 김도훈은 연령대 대표팀을 거친 선수는 아니다. 다만 K리그 유스 명문 현대고에서 뛰어 연령대 대표팀 지도자들이 꾸준히 확인은 한 선수다. 마침 올시즌 올시즌 K3 12경기 출전하며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고, 김정수 감독의 눈에 들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양영철 전주시민축구단 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 무대에 바로 오면 주눅이 들 법도 한데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과감히 하는 것이 당차다.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도 기특하다”라면서 “연령대 대표팀에 발탁된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도훈의 연령대 대표팀 발탁은 유망주들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에 당장 나설 수 없는 프로팀, 혹은 성장이 정체될 우려가 있는 대학 대신 K3로 가는 것도 선수 인생에 이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김도훈 외에 윤경원, 민지홍(이상 전주시민축구단), 권민재, 전성진(이상 경주시민축구단) 등 총 5명의 현대고 선수들이 K3로 방향을 틀었다. 울산 강화부에서 유소년을 담당하는 박준상 대리는 “이 선수들의 최종 목표는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다. K3로 가면 우선지명 자격은 유지하면서도 경기에 꾸준히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선수들도 그런 뜻을 갖고 K3로 갔다. 다들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안다. 팀에서 이 선수들이 잘 성장해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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