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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타고난 거라 특별한 루틴은 없어요.”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는 배트 컨트롤의 달인으로 불린다. 소위 ‘안타를 만들어 친다’는 찬사를 받는다. KBO리그에 데뷔한 지난해 197안타 타율 0.344로 인상적인 활약을 하더니 올해 199안타 타율 0.340로 2연속시즌 200안타 도전에 아쉽게 실패했다. 페르난데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앞두고 “200안타를 놓친 것은 아깝지만 지난해보다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해 자신에게는 칭찬을 해줬다. 아깝게 파울 판정을 받은 타구 두 개만 안타로 인정됐다면 201안타였기 때문에 크게 담아두지는 않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많은 안타를 생산한다는 것은 남다른 배트 컨트롤 갖고 있다는 의미다. 페르난데스는 실제로 코스와 구종에 관계없이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배트 컨트롤이 좋다는 칭찬을 받아왔다.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나 루틴은 따로 없다”며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2연속시즌 144경기 전경기를 소화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니겠는가.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은 게 좋은 타격을 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찬을 이어가던 페르난데스는 “전력분석팀과 타격코치 등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의 역할이 정말 컸다”면서 “특별히 통역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기분이 좋을 때야 누구든 와서 장난을 걸지만 성적이 안좋거나 우울할 때는 쉽게 다가오지 못한다. 그래도 통역은 늘 같은 얼굴로 웃으며 대해줘 무사히 시즌을 치렀다”고 말했다. 이 말을 그대로 전하던 통역 최우진(29)씨도 결국은 웃음보가 터졌다. 덩달아 다소 무거울 법한 인터뷰실에 웃음꽃이 피었다. 페르난데스는 배트컨트롤뿐만 아니라 인터뷰장 분위기 컨트롤에도 능수능란했다. 그의 너스레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무사 1루에서 LG 선발 이민호를 상대한 페르난데스는 1볼에서 날아든 142㎞짜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월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정규시즌 때 미처 달성하지 못한 200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낮게 날아드는 공을 완벽한 배트 컨트롤로 중심에 맞혀낸 기술이 돋보인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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