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할리퀸’ 마고 로비가 ‘인간 바비’로 돌아와 올여름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한국 프로모션의 공식적인 첫 행사로 핑크카펫을 성황리에 마친 영화 ‘바비’ 팀이 3일 오전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진행되는 공식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여, 국내 취재진과 만나 ‘바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마고 로비와 아메리카 페레라, 그레타 거윅 감독 등이 참석했다. ‘바비’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던 라이언 고슬링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방한 일정이 취소됐다.
‘바비’는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형의 나라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가게 된 바비(마고 로비 분)와 그의 남자친구 켄(라이언 고슬링)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바비’ 출연·제작진은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멕시코 멕시코시티,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과 함께 서울을 ‘글로벌 바비 투어’ 도시로 순회하고 있다.
마고 로비는 지난 2일 생애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생일을 맞았다. 당시 그는 한국 팬들의 생일축하곡 ‘떼창’에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마고 로비는 “믿을 수가 없다. 이렇게 열광적인 환대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팬들의 생일 축하에 눈물 날 뻔했다. 이렇게 생일을 기념한 적이 없었다.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레타 거윅 감독 역시 첫 내한에 “한국 영화를 정말 사랑해서 제가 한국에 왔다는 것조차 믿을 수가 없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시나리오의 집필과 연출을 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은 첫 연출작인 ‘레이디 버드’로 제75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수상, ‘작은 아씨들’로 제92회 아카데미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감독이다. 주연 배우이자 ‘바비’의 판권을 소유한 제작자 마고 로비의 제안을 통해 ‘바비’에 참여했다.
처음 제의를 받은 순간을 돌아본 그레타 거윅 감독은 “그동안 제작자로서 참여했던 작품들도 뛰어나서 기대됐다. 지금은 아직 두려움이 많다. 바비가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이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이었다. 어떨 때는 바비가 시대에 앞섰고 뒤처졌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했다”고 말했다.
그레타 거윅 감독과 5년째 작업 중이라는 마고 로비는 “제 친구인데 굉장히 매력적이고 똑똑하며 감독으로서도 비전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매우 많고, 영화 제작 기술에 대해서도 박학다식하다. 그런 분과 작업하는 데 머뭇거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영화를 보면 그 부분을 여실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안겼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인공 ‘할리 퀸’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마고 로비는 실제 바비인형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미모 뿐만 아니라 ‘아이, 토냐’와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으로 각각 제9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될 정도로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배우다.
캐스팅 단계부터 바비와 싱크로율 100%라는 극찬을 받은 마고 로비는 바비를 연기하는데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많은 바비 팬들도 있고 바비라는 콘셉트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고 이야기했다.
마고 로비는 이번 ‘바비’를 통해 전형적인 여성상에 대한 편견을 깨려 했다고 밝혔다. 마고 로비는 “전형적인 바비가 제 배역이었다. 1959년에 처음 만들어진 금발의 이미지다.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스테레오타입이었다”라며 “인형은 여성이 아니다. 가상의 현실 안에서도 정형화된 바비가 현실로 나아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모순적인 부분을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생각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바비’에서는 정형화된 바비 역의 마고 로비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바비가 등장한다. 실제로 마고 로비는 피부색, 체형, 머리 등이 다른 175개의 바비 인형을 모두 영화에 반영하길 원했다고.
그래미 어워즈 3회 수상 및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두아 리파는 ‘인어 바비’ 역을, ‘브리저튼’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니콜라 커그랜은 ‘외교관 바비’ 역을 ‘바비랜드’에서 자신만의 꿈과 이상을 지닌 캐릭터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MCU에 새롭게 합류한 시무 리우는 라이언 고슬링과 또 다른 켄 역을 맡았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극 중 바비가 굉장히 다양하다. 이 모든 여성들이 바비고 모든 바비가 여성이다. 바비의 정체성이 모든 사람들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어글리 베티’ 시리즈로 제59회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메리카 페레라는 현실 세계에서 바비 인형을 제조하는 장난감 회사 ‘마텔’의 직원을 연기한다. 포털의 균열을 타고 현실 세계에 나타난 ‘바비’를 만나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아메리카 페레라는 “바비는 굉장히 아름답고 희망찬 것은 알지만 인간 여성 없이는 바비가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성인 여성 스토리의 이야기를 바비를 통해 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노트북’, ‘라라랜드’ 등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라이언 고슬링은 ‘바비’에서 원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 속 바비(마고 로비 분)의 남자친구 켄 역을 맡았다. 그러나 캐스팅 당시부터 일각에선 고슬링이 너무 나이가 많다는 이유에서 켄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1980년 11월생인 고슬링은 곧 만 43세로 1990년생인 로비와 열 살 차이가 난다.
이처럼 아카데미가 인정한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과 제작진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바비’가 올여름 한국 극장가를 강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는 7월 중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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