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마음먹고 두 줄 수비를 펼친 중국의 방어망은 결국 ‘월드클래스’ 코리언 유럽파가 무너뜨렸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콤비였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지휘한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중국과 홈경기에서 후반 16분 터진 이강인의 왼발 선제 결승포로 1-0 신승했다. 지난 6일 싱가포르와 원정 5차전에서 7-0 대승하며 일찌감치 최종 3차 예선행을 확정한 한국은 5승1무(승점 16)를 기록, 조 1위를 마크하며 2차 예선을 마감했다. 반면 중국은 2승2무2패(승점 8)로 한 경기 덜 마친 3위 태국(승점 5)과 승점 차를 벌리지 못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비기기만 해도 2차 예선 통과를 바라볼 수 있던 중국은 예상대로 전원 수비 형태로 나섰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수준을 지닌 한국 공격수의 개인 전술에 중국 수비는 조금씩 흔들렸다. 전반 12분 손흥민과 이강인이 한 차례 번뜩이는 돌파로 중국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19분엔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이재성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빠르게 정면으로 드리블 돌파, 상대 2~3명 수비를 따돌리고 오른발 슛했다. 중국 골키퍼 왕다레이가 넘어지며 쳐냈다. 한국의 첫 유효 슛이었다.

손흥민은 1분 뒤에도 다시 왼쪽에서 중앙 지역으로 개인 돌파하다가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중국 밀집 방어에 화려한 ‘드리블 쇼’로 맞받아쳤다. 조금씩 중국은 거친 수비로 대응했다.

한국은 전반 28분엔 손흥민의 패스를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 슛을 시도하며 중국을 위협했다.

중국의 수비는 결국 무너졌다. 후반 15분 한국이 첫 교체 카드를 꺼낸 직후였다. 이재성 대신 주민규가 박승욱 대신 황재원이 각각 교체로 들어갔다. 특히 중국 수비 센터라인을 흔들기 위해 토종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내보냈다.

효력은 1분 만에 발휘됐다.

이강인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페널티 아크 왼쪽으로 달려든 손흥민에게 송곳 같은 패스를 보냈다. 손흥민이 골문 앞으로 달려든 주민규에게 연결했는데, 중국 수비 맞고 뒤로 흘렀다. 이때 이강인이 공의 궤적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달려들어 왼발로 마무리했다. 상대 골키퍼가 손 쓸 수 없게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이강인은 지난 6일 싱가포르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데 이어 2연속경기 득점을 맛봤다.

위기에 몰린 중국은 왼쪽 측면에 선 손흥민에게 비신사적인 반칙을 난무하며 맞섰다. 그러나 손흥민은 전반 29분 쉬하오양과 양쩌샹을 농락하는 드리블로 기회를 창출하는 등 두 수 위 기량으로 상대 기를 꺾었다.

결국 한국은 믿고 보는 빅리거의 활약을 앞세워 지난해 원정 3-0 대승에 이어 안방에서도 중국을 제압하며 기분 좋게 2차 예선을 마쳤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