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무리하지 않았으니, 올해도 기대할 만하다.”

KIA 이범호 감독은 통합 2연패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우승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것보다 ‘올해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압도적인 전력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했으니, 올해도 ‘딱 그만큼만’ 하겠다는 얘기다.

타선의 힘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법하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이 건재하고, 최형우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빅리그에서도 힘 하나만큼은 ‘최고’로 평가된 패트릭 위즈덤도 합류해 4번타자 쟁탈전에 가세했다. 마운드만 뒷받침하면, 대항마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캠프를 차린 KIA는 그래서 투수들의 컨디셔닝에 눈길이 쏠린다. KIA는 30일(한국시간)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불펜피칭을 순조롭게 마쳤다”고 밝혔다.

어바인 그레이트 파크 베이스볼 콤플렉스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는데, 재취업에 성공한 제임스 네일과 새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애덤 올러가 경쾌한 투구로 기대감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26경기에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네일은 올해도 KIA 선발진의 중추로 불린다.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한국시리즈로 돌아와 제 몫을 한만큼 올해도 ‘시작과 끝’을 함께하기를 바란다.

불펜에 들어선 네일은 첫 투구인데도 최고구속 147㎞를 기록했다. 포심과 투심은 물론,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 주무기인 스위퍼 등을 두루 던졌다. 첫 불펜투구여서 100% 전력피칭하지는 않았고, 이른바 ‘던지는 감각’을 깨우는 정도였다. 그런데도 정재훈 투수코치는 “만족스럽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일은 “비시즌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잘 쉬었다. 나름대로 훈련하면서 캠프를 준비했다”며 “첫 투구여서 구속보다는 커맨드에 신경썼다. 결과가 만족스러워 다행이다. 잘 준비해서 하루빨리 챔필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더 관심을 끈 건 올러의 투구. 시속 155㎞에 육박하는 강속구 투수인 올러는 올해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소속으로 8경기에 등판해 42.1이닝을 소화했다.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는데, 삼진 36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22개만 내줬다.

네일의 스위퍼보다 구속은 느리지만 각이 큰 슬러브를 주무기로 활용하는 올러는 올시즌 KIA의 강력한 ‘원-투 펀치’가 될 전망이다. 첫 불펜투구에서는 20개를 던졌고, 자신이 가진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45㎞.

올러는 “75% 힘으로 가볍게 던졌다. 아직 시간이 많아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려고 한다. 몸상태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ML 공인구보다 조금 작은 KBO리그 공인구에 적응하는 데 애쓰고 있다는 올러는 “내 손 크기와 잘맞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코치는 “선발 경험이 많아서인지 루틴이 확실해 보였다. 변화구 각도 좋아서 남은 불펜 피칭에서 강도를 올려가며 시즌 개막에 맞게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