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방콕=정다워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박규현(24)이 마침내 K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박규현은 울산HD 산하 유스 울산 현대고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대형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사이드백, 센터백을 오가며 뛰어난 기량을 갖춰 18세의 나이에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독일 명문 베르더 브레멘으로 이적했다.
독일에서의 생활은 마냥 쉽지 않았다. 19세 이하, 리저브 팀에서 주로 뛰었고, 1군에 정착하지 못해 마지막엔 3부 리그 디나모 드레스덴에 몸담았다.
5년간의 프로 커리어는 험난했지만 태극 마크와는 인연이 깊었다.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활약했고, 같은 해에는 A매치에 데뷔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함께했던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대전으로 이적해 K리그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4일 태국 방콕 현지에서 만난 박규현은 “한국말을 편하게 하면서 시즌을 준비하는 게 아직 어색하기는 하다”라며 웃은 뒤 “팀에 합류한 뒤 빠르게 동료들과 친해진 것 같다. 융화가 잘 되고 있다고 본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에 잘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 맞는 부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많이 배우면서 유익한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동계 훈련 상황에 관해 얘기했다.
5년간의 독일 생활을 마치고 K리그에 첫선을 보이는 박규현.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커리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독일에서 돌아오는 게 아쉽지는 않았다”라면서 “K리그는 늘 하이라이트 정도는 챙겨 봤다. 대전 경기도 많이 봤다. 내가 어떤 점에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지를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팀에 입단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대성하지는 못했지만 독일에서의 도전은 박규현의 축구 인생에 큰 의미를 남겼다. 박규현은 “사실 첫 1년부터 3년 정도는 마냥 힘들기만 했다. 어머니와 많이 울기도, 웃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일어서는 방법도 배웠다. 힘들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독일 진출에 후회는 없다. 지금도 무조건 나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박규현은 사이드백으로서 대전의 측면 수비를 책임질 새로운 자원이다. 그는 “수비적인 면에 가장 자신이 있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하겠다. 선수는 특별한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튀는 것도 괜찮다. 어떤 점에서든 주목받는 건 좋다. 책임감을 갖는 선에서 돋보이겠다”라면서 “사이드에서 허무하게 돌파를 당해서 골을 먹거나 어시스트를 허용하는 장면을 안 만들고 싶다. 응원해주신 만큼 열심히 해서 경기에 나설 때마다 안정감을 주고 싶다. 든든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는 각오를 남겼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