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멜버른=김민규 기자] “무언가 하나를 더 장착해야 한다.”

‘특급 유망주’라 했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치를 쌓았다. 한화 선수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적었다. 황준서(20) 얘기다.

‘1순위’ 잠재력을 증명했다. 1군 스프링캠프 합류도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캠프 명단에서 빠졌다. 이유는 무엇일까.

한화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를 향한 애정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캠프에) 못 온 게 상처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더 (황)준서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감독은 “지난 1년을 보내면서 나와 코치가 조언해주기 전에 본인 스스로가 제일 느낀 게 많았을 것”이라며 “사실 준서는 선발이 어울리는 선수다. 무엇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두 구종으로는 선발투수를 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똑하고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일본 2군 캠프에서 시간을 주는 이유가 뭔가 하나를 장착하라는 의미”라며 “상처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동안 너무 잘했다. 그런데 지금 캠프에 못 온 것을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시간을 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황준서는 지난시즌 ‘좋다’고 할 순 없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보완점도 명확하다. 사실 누구보다 ‘제3구종 만들기’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같은 왼손 투수인 대선배 류현진과 일본 오키나와 미니캠프를 함께했다.

당시 황준서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내가 투피치다 보니 갈수록 힘든 경기를 했다. 구종을 늘릴 생각이다. 슬라이더성으로 휘는 새 변화구를 만들 계획”이라며 “팀에서 드라이브 라인을 일주일간 보내줬는데 슬라이더 그립과 변화구 회전 등에 대해 배웠다. 류현진 선배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받아서 완성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이 황준서의 ‘성장’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줬다. “퓨처스 이대진 감독과 문자도 하고 계속 연락하면서 (준서를) 체크하고 있다. 같이 하던 선수가 떨어져 있는데 좋을 리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며 “분명한 것은 스스로한테 뭔가 하나 만들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장’의 시간이 주어졌다. 황준서가 2군 캠프 기간 충분히 준비하면서 제3구종 완성에 성공한다면 한화 마운드의 힘은 더 강해질 수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