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속구는 좋다. 바꿀 점은 있다.”

‘고친다’기 보다는 ‘바꾼다’는 표현이 맞아 보인다. 공 자체가 워낙 좋다. 방향만 틀면 된다. 베테랑 코치와 포수가 같은 주문을 남겼다. 일종의 ‘개조’ 프로젝트다. 한화 루키 정우주(19) 얘기다.

정우주는 2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피칭을 진행했다. 호주에서 세 차례 했고, 실전도 한 번 소화했다. 20일 오키나와로 들어왔다. 하루가 지나 바로 공을 던졌다.

원래 이날 삼성과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그래도 한화는 아카마 구장으로 와서 훈련을 진행했다. 정우주가 원정 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한 이유다.

시원시원한 속구가 일품이다. 공을 받은 이재원이 “나이스”를 연발했다. 소위 말해 ‘차고 들어오는’ 힘이 느껴졌다. 변화구는 커브의 각이 좋았다. 밸런스도 괜찮아 보였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바로 뒤에서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주문을 남겼다. 이재원 또한 공을 받으면서 여러 얘기를 건넸다.

피칭을 마친 후 양상문 코치에게 ‘무엇을 강조했는지’ 물었다. “기본적으로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 속구는 좋다. 오늘 피칭 자체도 괜찮았다. 대신 조금 더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 ‘목표를 정해서 던지는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내놨다. “(정)우주는 구속도 좋고, 공은 문제가 없다. 대신 커맨드가, 의식적으로 낮게 던지려 하더라. 가운데 혹은 높게 던졌을 때 공 회전이 더 좋다. 그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낮은 코스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더라. 호주와 경기에서도 낮은 쪽으로 던졌을 때 볼이 되니 당황하는 듯했다. 계속 얘기하고 있다. 오늘도 미트를 높은 쪽에 댔는데 낮게 들어온 공이 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재원은 우타자 기준 몸쪽 높은 코스에 미트를 계속 댔다. 속구와 변화구 모두 그쪽으로 던지도록 유도하는 모습. 양상문 코치가 강조한 것도 그 부분이다. ‘타깃’을 확실히 잡고, 정확히 던지라는 의미다.

정우주는 “나는 아직 부족하다. 불펜에서는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경기는 또 다르다. 그래도 캠프 치르면서 마인드가 많이 좋아졌다. 형들, 선배님들이 좋은 얘기 많이 해주신다. 흔들리는 것도 많이 잡았다”고 말했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자다. 계약금도 무려 5억원에 달한다. 김경문 감독과 코치진이 주목하고 있다.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왔다. 코치와 포수가 주문하는 사항만 잘 수행한다면, 정규시즌 주요 전력으로 뛸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