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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미국 무대에서 재도전을 꿈꾸던 고우석(26·마이애미 말린스)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메이저리그 복귀에 먹구름이 끼었다. KBO리그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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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불운, MLB 입성 길은 더 멀어져
고우석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입었다. 호텔 웨이트룸에서 수건을 이용한 쉐도우 피칭을 하던 중 손가락에 이상을 느꼈고, 이후 라이브 피칭 도중 상태가 악화됐다. 최소 한 달 이상의 재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섀도피칭을 하다 손가락 골절을 당한건 이례적이다. 황당할 정도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고우석 입장에선 치명적 부상이다. 논로스터 초청 선수 신분으로 캠프에 참가해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 터진 악재라 그렇다.
부상으로 인해 시범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게 되며 시즌 초반 결장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다소 부진했던 만큼, 올 시즌 반등을 노렸던 계획이 틀어진 셈이다.
■2년간 메이저리그 무산, 결국 KBO 복귀?
2024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고우석은 지난해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고, 결국 5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마이애미에서도 전력 외로 분류되며 7월 더블A까지 강등됐다.
지난 시즌 트리플A와 더블A를 오가며 44경기에서 52.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6.54에 피안타율 0.306, WHIP 1.72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이다.
마이애미는 그를 한 번도 빅리그로 승격시키지 않았고, 현재도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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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계약 상황, KBO 복귀 가능성 높이는 이유
현재 고우석은 2025시즌까지 계약이 보장돼 있다. 올해 연봉은 225만 달러다. 내년에는 연봉 300만 달러에 바이아웃 50만 달러가 포함된 상호 옵션이 있다.
그러나 마이애미가 이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은 낮다. 결국 시즌 종료 후 50만 달러를 받고 FA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KBO 복귀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남는다. LG 트윈스는 여전히 고우석의 원소속팀이며, 국내 복귀 시 영입 우선권을 갖고 있다.
LG는 2023년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불펜 보강을 원하고 있어, 팀 사정상 고우석이 돌아온다면 반가운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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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끝내 미국 무대를 떠나게 될까
고우석은 MLB 입성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2년간 도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획기전 반전이 없는 한 조금씩 현실적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서 계속된 부진과 부상, 그리고 구단의 전력 외 평가까지 겹치면서, 반대로 KBO 복귀는 점점 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
물론 고우석에겐 아직 시즌을 치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가 남아 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가 미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어떻게 보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