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비틀즈가 돌아온다. 정확히는 ‘비틀즈 영화’다. 미국에서 제작이 확정됐다. 멤버 4명 각각의 시선으로 다시 비틀즈를 풀어낸다.

몇 년 전 ‘보헤미안 랩소디’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것처럼, 이번엔 비틀즈가 다시 팬들을 열광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을 한국에서도 마주하고 있다. K팝, 트로트, 힙합으로 점철됐던 국내 음원 시장에 ‘밴드 붐’이 찾아왔다. 흐름을 끌고 가는 건 Z세대다. 이들은 음원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공연장을 찾고, 실물 앨범을 수집하고 뮤지션의 메시지와 서사를 중요하게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Z세대는 음악을 통해 정체성을 표현한다. 밴드는 그런 감각에 정확히 부합하는 장르다. 연주와 서사가 살아 있는 음악이 지금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마니아틱한 장르로 인식되던 밴드가 대중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곡을 쓰는 뮤지션에 대한 신뢰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 실력과 진정성은 물론 외적인 매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중심에는 QWER(큐더블유이알)이 있다. 1인 방송 진행자 출신 유튜버들이 모여 결성한 여성 4인조 밴드 QWER은 하이틴 감성으로 틈새 시장을 장악했다.

QWER은 기획형 밴드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유튜버, 스트리머 등 1인 미디어 출신 멤버들로 구성돼 기존 밴드와는 출발선이 다르다.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도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Z세대가 선호하는 ‘멀티 플랫폼형 아티스트’에 가깝다.

또 데이식스는 밴드 최초로 고척돔을 채웠다. 루시, 드래곤포니, 잔나비도 각자의 색깔로 팬덤을 키워가고 있다. 루시는 실험성과 감성을 동시에 잡았고, 잔나비는 복고풍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드래곤포니는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한 사운드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지금의 밴드 붐은 단순한 장르 유행이 아니다. 이는 ‘음악은 이제 듣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해석하는 것’이라는 Z세대의 소비 방식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들이 선택한 새 무대 위 주인공은 퍼포먼스도, 댄스도 아닌 ‘밴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