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마닐라(필리핀)=원성윤 기자] “‘Cause I-I-I’m in the stars tonight”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오카다리조트 중심부에 있는 호수에서 BTS의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가 흘러나왔다. “뻥뻥” 리조트 건물 높이 이상으로 물을 쏘는 700개의 고출력 제트기가 뿜는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는 소리가 노래와 어우러지며 흥을 절로 돋구었다. 삼삼오오 모인 관광객은 유려한 분수쇼에 환호성을 질렀다.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나올 때만 해도 잠잠했던 주변이 이토록 뜨겁게 바뀐 건, BTS의 힘 덕분이었다.
분수의 규모에 압도됐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50개를 합친 크기(3만7464㎡)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분수를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당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분수를 뛰어 넘는다. 리듬에 맞춰 물줄기와 조명이 그려내는 쇼타임에 눈과 귀가 즐거워졌다. 시원한 물줄기에 열대야의 열기를 식히는 건 덤이었다.


오카다가 한국에서 유명한 건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2022~2023) 덕분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카지노 제왕으로 군림하는 차무식(최민식 분)의 일대기를 그린 16부작 드라마다. 차무식은 한국에서 불법카지노를 하다 필리핀으로 쫓겨온 뒤, 마닐라에서 처음으로 카지노에 발을 들이게 되는 곳이 바로 오카다다.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이혜영 등 인기 배우가 열연했다. 카지노를 둘러싼 암투가 오카다에서 싹텄고 숱한 유행어도 탄생했다. 차무식과 일당들이 거닐었던 ‘코랄윙’ 로비는 드라마에서 자주 봐 세트장 같은 기시감이 들 정도였다.
사실, 넓어도 너무 넓다. 일행이 길을 잃을 정도다. 걱정하지 마시라. 리조트 전체에 와이파이가 돼 있다. 로밍하지 않아도 ‘보이스톡’으로 금방 찾을 수 있다. 안내 표지판에 한국어가 영어와 병기돼 있다. 리조트 샵 곳곳에 한국 스타 사진이 즐비하다. 여기가 한국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 곳이 바로, 오카다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