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멀티히트로 반등세를 이어간 가운데, 팀 동료 패트릭 베일리가 99년 만에 포수로서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하며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이정후는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애리조나전 이후 6일 만의 멀티히트이자, 3연속경기 안타다. 시즌 타율은 0.243에서 0.246으로 소폭 상승했다.
6월 월간 타율 0.143에 머무르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이정후는 7월 들어 타율 0.320(25타수 8안타)로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회에는 타이후안 워커의 4구째를 공략해 우익수 앞 안타, 5회에는 바뀐 투수 태너 뱅크스의 초구를 밀어 쳐 좌익수 안타를 만들었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9회말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나왔다. 케이시 슈미트의 2루타에 이어 플로레스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만들어졌고, 타석에 9번 타자이자 타율 0.194의 포수 패트릭 베일리가 섰다.
그는 필라델피아 마무리 조던 로마노의 시속 151.1㎞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공은 담장을 맞고 멀리 굴절됐고, 외야수들이 쫓는 사이 베일리는 단숨에 홈까지 내달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4-3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4연승을 달렸다.

MLB 공식 통계에 따르면 포수가 끝내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한 건 역대 단 세 차례뿐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26년 8월 12일 워싱턴 세너터스의 베니 테이트였고, 첫 사례는 1907년 8월 5일 팻 모런이었다.
이번 베일리의 홈런은 무려 99년 만에 나온 세 번째 기록으로, ML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됐다.
빅리그 3년 차인 베일리는 시즌 타율 0.194, 홈런 2개, 삼진 75개를 기록 중인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다.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그는 이날 경기 단 한 타석으로 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한편, 김하성(탬파베이)은 부상 복귀후 4타수 1안타 3삼진을 기록했고, 김혜성(LA 다저스)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시즌 31호 홈런을 날렸지만 팀은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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