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박연준 기자] 전날 끝내기로 졌다.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던 한화다. 야심 차게 엄상백(29)을 내세웠는데, 1회 첫 투구부터 풀리지 않았다.
엄상백은 9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나섰다. 1이닝 5안타(1홈런) 3볼넷 6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당했다. 시즌 내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4년 총액 78억원에 한화와 FA 계약을 맺었다.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자원으로 영입됐지만, 기대와 다른 흐름을 보인다.
이날 경기 전까지 1승6패, 평균자책점 6.7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펜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에 보답하지 못했다.

이날 무너진 ‘원인’은 1회말 첫 타자 신민재와 ’승부’가 가장 크다. 4구를 던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중전 안타를 내줬다. 최선을 다해 상대했는데, 결과가 ‘출루 허용’이다. 경기 초반부터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시속 150㎞의 빠른 속구와 시속 135㎞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지만, 신민재가 공을 끝까지 끌어와 ‘정타’를 만들었다.
이 한 타석이 투구 리듬을 완전히 흔들었다. 이어진 문성주 타석에서는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체력과 집중력이 동시에 떨어지자, 속구 구속도 급격히 하락했다. 시속 150㎞를 찍던 속구가 곧바로 시속 143㎞까지 내려갔다. 힘이 빠진 공은 LG 타선의 ‘먹잇감’이 됐다. 결과적으로 1회에만 대량 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사실상 내줬다.

엄상백이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 팬들도 기다리는 데 한계가 있다.
더구나 ‘1위 탈환’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선발이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분위기를 LG에 내줬다. 한화에 너무나도 뼈아픈 상황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